끝내 눈물 흘린 케이타…V리그 떠날까?

입력 2022-04-10 15:5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B손해보험 케이타. 스포츠동아DB

경기는 끝났지만 KB손해보험 노우모리 케이타(21·말리)는 코트 바닥에 엎드린 채 꿈쩍을 하지 않았다.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토록 꿈꾸던 우승의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케이타는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벌어진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3전2승제) 3차전 원정경기에서 무려 57점을 폭발했다. 가빈 슈미트(캐나다)가 삼성화재 시절인 2010~2011시즌 챔프전 4차전에서 뽑은 53점을 넘어선 역대 챔프전 한 경기 최다득점이었다. 하지만 KB손해보험은 세트스코어 2-3으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번 챔프전은 ‘케이타 시리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모든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마치 선수 케이타와 팀 대한항공이 맞붙는 양상이었다. 2차전 대역전극을 이끈 케이타는 3차전에서도 무려 76.9%의 공격점유율을 기록하며 독보적 활약을 펼쳤다. “꼭 우승하고 싶다”며 투혼을 보였지만, 끝내 대한항공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럼에도 케이타는 역대 최고 외인으로 평가받을 만큼 인상적 시즌을 보냈다. 그의 이름 앞에는 언제나 ‘알고도 못 막는다’는 수식어가 붙었다. 1285점으로 한 시즌 역대 최다득점 기록을 갈아 치웠고, 득점·공격·서브 등 대부분의 공격 부문 1위에 올랐다. 또 정규리그 6라운드 중 1·3·4·6라운드에서 최우수선수(MVP)로 뽑혀 정규리그 MVP도 유력한 상황이다. 챔프전 최고의 흥행카드 역시 케이타였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케이타의 거취다. 챔프전을 앞두고 그의 이적 소문이 돌았다. 이탈리아리그로 갈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케이타가 지난달 31일 마감된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 신청하지 않아 신빙성을 키웠다.

하지만 챔프전 1차전을 앞두고 구단은 “이별이 확정적인 상황은 아니다”며 이적설에 선을 그었다. 3차전 후에는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이 “챔프전 끝나고 일주일의 시간이 있다. 그 안에 드래프트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며 다음 시즌에도 케이타와 함께 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재계약으로 V리그 우승에 다시 한번 도전할지, 아니면 더 큰 무대로 진출할지 케이타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