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우들 해외활동 문 ‘활짝’

입력 2022-04-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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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김민하. 사진제공 | 애플TV+

국내 배우들이 ‘미드’(미국드라마)로 활동 무대를 옮겨 글로벌 활동에 박차를 가한다. 최근 케이(K) 드라마의 세계적 인기에 힘입어 한국 배우들을 향한 해외 제작사들의 관심이 높아진 덕분이다. 특히 해외 흥행작 없이도 직접 현지 오디션에 응해 캐스팅 기회를 잡은 배우들의 사례가 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전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주연배우 정호연처럼 흥행 작품의 힘에 기대 해외 활동 발판을 마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공정환·김민하 등 해외 문 두드려


미국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파라마운트+의 오리지널 드라마 ‘헤일로’(Halo)에 출연한 배우 공정환이 대표적이다. ‘헤일로’는 할리우드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하고,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동명의 게임을 원작삼아 해외에서 일찌감치 관심을 높여온 작품이다. 지난달 24일 공개 이후 10일 현재까지 플랫폼 내 많이 본 쇼·TV프로그램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공정환은 극중 인간과 외계인이 전쟁을 펼치는 가상 세계에서 인간 반군 마을을 이끄는 한국계 캐릭터 진 하 역을 연기했다. 16세 소녀인 주인공 진 하(하예린)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이야기의 포문을 강렬하게 열어 세계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해외 작품에 출연하는 게 처음인 그는 2019년부터 영화계 지인들을 통해 미국 드라마 오디션 정보를 받아 응시해왔다. 공정환은 10일 스포츠동아와 나눈 전화통화에서 “다른 작품의 오디션에서 나를 본 캐스팅 에이전시 측이 ‘헤일로’ 오디션을 제안해 다섯 번에 걸쳐 제작진과 만난 후 출연 기회를 잡았다”고 밝혔다. 비록 영어 실력이 유창하지는 않으나 한국계 설정 덕분에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대사를 소화했다.

신인 김민하도 할리우드 제작사 미디어레즈가 제작한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의 주연 자리를 꿰찼다. “어린 시절부터 해외 영화와 드라마를 자막 없이 보면서” 키운 영어 실력이 토대다. 현지 캐스팅 시스템에 따라 4개월여에 걸친 긴 오디션 과정도 거쳤다. 해외 언론 매체들과 직접 인터뷰를 나누는 등 ‘글로벌 스타’로서 역량도 과시하고 있다.


●“다양한 해외 활동 기회 생길 것”


드라마·영화 관계자들은 국내 배우들이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해외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환은 “봉준호 감독·배우 윤여정·그룹 방탄소년단 등이 세계에 한국 콘텐츠에 대한 이해도를 쌓아왔고, 여기에 ‘K 드라마’ 인기가 맞물려 최근 시너지가 폭발했다”며 “아시아·한국계 캐릭터를 등장시킨 할리우드 작품들이 3~4년 전부터 활발하게 기획되어온 만큼 더 폭 넓은 캐스팅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이정재, 유연석 등 기존 스타들도 해외 활동 영역을 넓히기 위해 영어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일부 매니지먼트사들은 이른바 ‘해외파’ 출신 신예들을 영입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도 벌이고 있다. 이날 한 연예관계자는 “최근 캐나다 출신 안효섭 등 영어 실력을 갖춘 20~30대 배우들이 몸값을 올리는 추세”라면서 “소속 배우들에게 미국 대형 에이전시와 활동 계약을 주선하는 소속사도 많다”고 설명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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