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병근 감독, 수원 지휘봉 잡는다…위기의 친정으로

입력 2022-04-14 12: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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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근 감독. 스포츠동아DB

이병근 감독(49)이 K리그1(1부) 수원 삼성 지휘봉을 잡는다.

축구계 복수의 소식통은 14일 “이병근 감독이 수원으로 향한다. 변화의 필요성을 감지한 구단이 사령탑 교체를 결정했고, 대구FC를 이끌며 좋은 성과를 낸 이 감독을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2년 이상으로 알려졌다.

최근 수원은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9라운드까지 마친 ‘하나원큐 K리그1 2022’에서 1승4무4패, 승점 7로 11위에 머물러 있다. 7경기 연속 무승(4무3패)으로 선수단의 사기도 뚝 떨어졌다.

결정타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라이벌 FC서울과 원정경기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들어 최다인 1만4600여 명의 관중이 들어찬 상암벌에서 수원은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90분 내내 끌려 다녔고, 간간히 찾아온 역습 기회조차 살리지 못한 채 0-2로 완패했다.

당장 큰 변화를 주기 어려운 상황에서 구단은 사령탑 교체를 결정했고, 이 감독과 접촉에 나섰다. 시기상으로도 적절했다. K리그1은 전북 현대, 울산 현대, 대구와 K리그2(2부) 전남 드래곤즈가 출전한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동아시아권역 조별리그로 인해 3주간의 휴식기에 돌입했다. 전력을 재정비하고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는 기회다.

지난겨울 수원은 과거와 달리 적잖은 투자를 통해 선수단을 보강했으나, 기대이하의 결과로 절박한 처지에 몰렸다. 정상빈(그로스하퍼), 김민우(청두 루청), 헨리(LA FC)는 떠났지만 이한도, 사리치, 불투이스, 정승원, 류승우 등이 합류해 전력상승 요인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뒷걸음질을 면치 못했다. 특히 거액의 이적료를 들여 영입한 최전방 공격수 그로닝은 덴마크 2부리그 득점왕 타이틀에 어울리지 않는 플레이로 빈축을 사고 있다.

강등 우려마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감독은 팀을 정상화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현역 시절 수원 레전드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는 경남FC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다시 수원에서 코치와 감독대행을 맡았다. 2019년 수석코치로 대구에 합류한 뒤 2020시즌에는 감독대행을 맡아 당시로선 팀 역대 최고 순위 타이인 5위로 이끌었다. 지난 시즌에는 정식 사령탑으로 역대 최고인 3위까지 팀을 끌어올렸고, FA컵에선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대구와 상호합의 하에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재충전 시간을 보내고 있던 이 감독에게는 지속적으로 러브콜이 이어졌다. 중국을 비롯한 여러 팀에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이를 모두 고사한 그는 ‘마음의 고향’인 수원이 접촉해오자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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