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여명 8분간 기립박수…표 구하는 ‘피켓족’도 가장 많아

입력 2022-05-2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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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 표를 구하기 위해 피켓을 들고 있는 로빈과 그의 남자친구 피에르. 칸(프랑스) |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길고 지루하고 구식의 영화를 환영해줘 고맙다.”

24일(이하 한국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신작 ‘헤어질 결심’을 선보인 직후 박찬욱 감독은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칸 국제영화제 메인 극장인 팔레 데 페스티벌의 뤼미에르 대극장에 모여든 2500여 관객이 보내준 기립박수에 주연 박해일·탕웨이와 함께 화답하는 순간이었다.

8분 동안 이어진 장내 박수 못지않게 극장 밖 열기도 뜨거웠다. 극장 앞에는 ‘표 구함’이라는 문구의 손 팻말을 들고 관람권을 구하려는 ‘피켓족’이 18일 영화제 개막 이후 가장 많이 몰려들었다. ‘명장’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신작으로 이날 공식 상영한 또 다른 경쟁부문 초청작 ‘미래의 범죄’ 티켓을 구하려는 이들보다도 훨씬 많았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극장 앞을 지켰다는 프랑스 관객 로뱅(23)은 “‘올드보이’부터 박찬욱 감독의 모든 작품을 다 봤다. 항상 ‘어메이징’했다”며 “이번 작품도 그럴 거라 믿는다. 표를 구해 꼭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뤼미에르 대극장 객석에선 ‘헌트’로 칸을 찾은 배우 이정재와 CJ그룹 이미경 부회장도 눈에 띄었다.

이정재는 경쟁·비경쟁 등 모든 공식 부문을 아울러 첫 장편영화 연출작의 신인감독에게 주는 황금카메라상의 후보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고 “정말 감명 깊었다”고 말했다. 칸 국제영화제는 매년 황금카메라상 후보들에게 단 한 편의 경쟁부문 상영작을 함께 관람하도록 해온 전통에 따라 올해에는 ‘헤어질 결심’을 대상작으로 선정했다.

‘헤어질 결심’의 메인 투자자로서 크레딧에 ‘제작 총괄(Executive Producer)’로 이름을 올린 이미경 부회장은 박 감독과 나란히 앉아 영화를 관람했다. 상영 직후 박해일·탕웨이와도 가볍게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칸(프랑스)|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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