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 개최도 괜찮았는데…아쉽게 사라진 ACL 코리안 시리즈 [사커토픽]

입력 2022-06-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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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동아시아 권역 토너먼트(16강~4강전)는 일본 사이타마에서 진행된다.

AFC는 20일(한국시간) 대회 16강전을 8월 18, 19일, 8강전 2경기와 준결승은 각각 같은 달 22일과 25일 일본에서 단판승부로 치른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K리그1(1부) 전북 현대와 대구FC는 사이타마에서 중립경기 형식으로 대회 8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K리그는 전북, 대구 이외에 울산 현대(이상 K리그1), 전남 드래곤즈(K리그2<2부>) 등 4개 팀들이 조별리그에 안착했으나 전북·대구만 16강에 올랐다. 사전에 공지된 대진에 따라 ‘K리그 팀 킬’이 예고됐다. 나머지 3경기는 빗셀 고베-요코하마 마리노스(이상 일본), 조호루 다룰 탁짐(말레이시아)-우라와 레즈(일본), 빠툼 유나이티드(태국)-키치SC(홍콩)전이다.

K리그는 국내 ACL 토너먼트 개최를 적극 검토했다. 상상 이상의 홈 텃세에 혹독한 무더위가 우려되는 동남아시아가 대회 개최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정보에 초비상이 걸렸다. 또 다른 걱정이 있었다. 전북과 대구가 16강 혹은 8강에서 탈락한다면 해당 팀의 연고지에서 잔여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는 부담은 존재했다.

가장 좋은 아이디어는 분산 개최였다. 16강전은 대구에서 치른 뒤 승리 팀 연고지에서 8강 이후의 대회 개최권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전북도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채 불발됐다. 대회 기간 대구 구단이 사용하려던 대구스타디움에서 지역 행사 잡혀있는 등 대구-전주 지역의 인프라 부족으로 결국 없던 일이 됐다. 결국 일본 내에서도 가장 축구 열기가 뜨거운 우라와 레즈의 안방으로 모든 동아시아 클럽들이 이동하게 됐다.

전북-대구전 승자는 딱히 걱정이 없다. 체력적 어려움은 있으나 높이 올라갈수록 팀 사기도 함께 상승한다. 몸을 지배하는 건 정신이다. 문제는 패하는 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보수적인 일본으로 대규모 선수단이 움직이는 작업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이동에만 피로도가 상당하다. 조기 탈락 시 그에 따른 멘탈 회복은 쉽지 않다. 귀국 후 시즌 레이스에 악영향을 받게 될 우려가 크다.

K리그의 한 유력 인사는 “다른 곳의 사정은 몰라도 현 시스템에선 분산 개최가 이곳(한국)에선 최선의 방안이었다. ACL 첫 토너먼트 경기서 패할 팀의 연고지가 모든 부담을 떠안는 건 우리 정서로는 꽤 잔인한 일”이라며 “탈락 팀의 리스크가 상당히 큰 대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어찌됐든 상황을 바꿀 순 없다. 전북도, 대구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겨야만 하는 아주 절박한 외나무다리 혈투를 펼쳐야 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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