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연타석 무안타’ 마음고생 털어낸 김헌곤, 다시 깨어날 시간이 왔다

입력 2022-06-26 16: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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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헌곤. 스포츠동아DB

삼성 라이온즈 김헌곤(34)은 올 시즌 내내 엄청난 마음고생을 했다. 25일까지 57경기에서 타율 0.173, 홈런 없이 13타점이다. 더욱이 24일까지는 무려 43연타석 무안타의 깊은 수렁에 빠졌다. 단일시즌 기록으로는 1983년 유지훤(47연타석)에 이은 최다 연타석 무안타 2위였다. 당연히 조바심도 컸을 터.

다행히 2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모멘텀을 만들었다. 2회초 첫 타석에서 우전안타를 뽑아 44타석 만에 침묵을 깼다. 또 한화 마이크 터크먼의 안타성 타구를 그림 같은 호수비로 건져내며 팀의 5-2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이날만큼은 그를 괴롭히던 원색적인 비난도 사라졌고, 동료들도 진심으로 축하를 보냈다.

사실 최다 연타석 무안타에선 염경엽(51타석)과 손시헌(48타석)이 앞선다. 다만 각각 3시즌(1995~1997년)과 2시즌(2014~2015년)에 걸쳐 기록이 이어졌다. 김헌곤의 경우 단일시즌이라 더욱 부각된 측면이 있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김헌곤이 어떻게든 팀에 필요한 존재라는 의미다.

실제로 김헌곤은 근성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외야 수비와 송구능력 모두 리그 정상급으로 평가받는다. 강력한 수비로 실점을 줄이고, 승리 확률을 높이는 측면에선 반드시 필요한 선수다. 게다가 주축 선수들의 부상까지 이어지다 보니 계속된 타격 부진에도 김헌곤을 엔트리에서 뺄 수 없었다.

연타석 무안타 기간에는 잘 맞은 타구마저 야수 정면으로 향해 본인의 상실감이 더 커졌다. 허삼영 삼성 감독도 “(김)헌곤이 얘기만 나오면 가슴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김헌곤을 옥죄던 연타석 무안타의 사슬은 끊어졌다. 침묵을 깨트린 날 공수에 걸친 맹활약으로 팀 승리까지 이끌며 부담을 내려놓은 것도 수확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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