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소형준, ‘광현종’의 시대 잇는 ‘우완 에이스’들의 등장

입력 2022-06-30 16: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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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안우진(왼쪽), KT 소형준. 스포츠동아DB

에이스 계보를 이을 주자들의 탄생일까.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는 올해까지 10년 넘게 ‘광현종’으로 표현됐다. SSG 랜더스 김광현(34)과 KIA 타이거즈 양현종(34)이 좌완 에이스로 거의 모든 국제대회에서 대들보 역할을 맡아왔다.

이들 두 투수가 어느덧 30대 중반으로 접어든 만큼 한국야구에는 에이스의 계보를 이을 차세대 주자들이 반드시 필요해졌다. 그러나 소위 ‘골짜기 세대’로 표현되는 중간 세대가 김광현과 양현종의 뒤를 잇지 못하면서 에이스 부재는 최근 한국야구의 큰 숙제가 됐다.

꽤 오랜 시간 지속되어온 고민거리가 올 시즌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승 부문 상위권에 올라있는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23)과 KT 위즈 소형준(21) 덕분이다.

좌완 선배들이 앞을 끌어줬다면, 이번에는 우완 동생들이 에이스의 배턴을 이어받아 활약을 이어가려고 한다. 안우진과 소형준 모두 프로 데뷔 이후 꾸준히 주목받아온 투수들이지만, 올 시즌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출중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시속 160㎞의 강속구를 던지는 안우진은 29일 고척 KIA전에서도 7이닝 7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추가해 10승 고지에 성큼 다가섰다. 올 시즌 15경기에서 9승4패, 평균자책점(ERA) 2.17을 기록하며 팀의 1선발다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올해 안우진은 체력에서 극강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유의 강속구를 경기 후반까지 꾸준히 던지며 타자들을 힘으로 압도하고 있다. 155㎞가 넘는 강속구가 7회까지도 들어오니 타자들로선 속수무책이다.

타고난 재능도 꽃피우고 있다. 안우진은 송신영 투수코치에게서 시즌 도중 포크볼을 전수받았는데, 29일 KIA전에선 강타자 나성범을 상대로 포크볼을 구사해 삼진을 잡았다. 직구,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등을 앞세워 점점 더 완성형 선발투수로 진화하고 있다.

2020년 데뷔한 소형준 역시 페이스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데뷔 첫 해 13승(6패)을 거두며 신인왕을 차지했던 그는 지난해 7승7패로 다소 주춤했으나, 올해는 14경기에서 벌써 8승(2패)을 거두며 ERA 2.81을 찍고 있다.

선발투수로 93이닝을 소화해 팀 내에선 고영표(95.2이닝) 다음으로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타 팀 외국인투수들과 비교해도 세부지표에서 결코 밀리지 않는다. 프로 3년차 투수의 활약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소형준과 안우진이 올 시즌 끝까지 늠름한 투구를 이어갈 수 있다면, ‘광현종’의 시대를 넘어 새롭게 우완 에이스들의 시대를 열 수 있다. 지금의 페이스로 보자면 에이스 타이틀을 넘겨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적임자들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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