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서튼 감독. 스포츠동아DB

롯데 서튼 감독. 스포츠동아DB


“디테일이 중요하다.”

1일 잠실 LG 트윈스전부터 이어진 원정 9연전을 마친 뒤 꿰찬 단독 6위. 도약의 기틀을 마련한 것만큼은 분명하다. 하지만 내용 면에선 보완해야 할 점도 명확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이 기간 3승6패에 그쳤다.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 접전을 펼칠 만큼 경쟁력도 보였지만, 래리 서튼 감독은 아쉽게 경기를 내준 상황들에서 나온 ‘디테일’에 주목했다.

사령탑이 첫 번째로 꼽은 것은 투수들의 유리한 볼카운트 활용이다. 올 시즌 1B-2S에서 피안타율 0.214, 피OPS(출루율+장타율) 0.494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다. 0B-2S(피안타율 0.143·피OPS 0.318)에선 낮은 수치를 남겼지만, 1점차로 진 5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선 선발투수 박세웅이 0B-2S에서 결정적 적시타를 맞은 게 뼈아팠다. 서튼 감독은 “2스트라이크 이후 던진 공이 가운데로 몰렸다”고 아쉬워했다.

선수들도 세심하게 신경 쓰기 시작했다. 그 중 박세웅은 10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유리한 볼카운트에도 상대 타자를 더욱 어렵게 승부했다. 그는 “볼카운트 싸움을 계속 유리하게 가려 했다. 상대 타자가 어떤 구종에 강한지 그 특성을 고려해 (정)보근이와도 대화하며 볼배합을 했다”고 짚었다.

사령탑이 다음으로 꼽은 것은 수비다. 9일 수원 KT전에선 2루수 이호연의 뜬공 실책이 나왔다. 높게 떠오른 공이 글러브에 들어갔다가 튕겨 나왔다. 서튼 감독은 이날 실책과 그 이후 나온 플레이에 주목했다. 그는 “잡았어야 할 공이었지만, 실수는 당연히 나오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이호연이 실책 후 침착하게 땅볼로 처리한 장면이었다. 실수해도 그렇게 반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튼 감독은 이런 디테일들이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한다. 전반기 막바지인 지금부터 올스타 휴식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하다. 그는 “올스타 휴식기를 활용해 마운드, 수비 등 여러 파트에서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시간이 길지 않다 보니 밀도 높게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극적 변화가 생길 수 있는 시간은 아니지만, 디테일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상황들에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