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악한 권력의 민낯을 파헤치기 위한 전쟁이 시작됐다.
29일 첫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빅마우스’(크리에이터 장영철 정경순, 극본 김하람, 연출 오충환) 1회에서는 박창호(이종석 분), 고미호(임윤아 분) 가족에게 곧 불어닥칠 불행을 암시하며 치열한 전쟁의 서막을 올렸다.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과 어울리는 구천시를 소개하는 내레이션으로 포문을 연 ‘빅마우스’는 이곳에 살고 있는 박창호, 고미호 부부의 평범한 일상을 조명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손이 가는 것도 모자라 명색이 변호사씩이나 되어서 사기를 당하는 남편 박창호 덕에 아내 고미호 인내심은 바닥난 상태다.
반드시 이겨서 돌아오라는 고미호의 으름장대로 승소를 위해 사채까지 써댄 노력이 무색하게 박창호는 재판에서 패배하고 말았다. 서슬 퍼런 의뢰인들의 성화에 시달리던 박창호는 참다못해 이혼을 요구하는 고미호 말에 급발진, 아내 화를 더욱 키웠다. 이미 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도 없었기에 박창호는 후회에 휩싸인 채 집 밖을 전전했다.
이런 가운데 구천 시장 최도하(김주헌 분)가 박창호에게 구천 병원 살인사건 변호를 의뢰하면서 분위기는 급격하게 반전됐다. 피해자와 용의자 모두 특권층의 사모임 NR 포럼에 연루되어 있는 바, 최도하는 무죄가 아닌 진실을 원한다는 말과 함께 거액의 착수금을 지급하며 박창호를 회유했다. 잘 짜놓은 거미줄에 벌레가 걸려들 듯 최도하 말에 매혹된 박창호는 증거를 잡기 위해 용의자들을 만나러 교도소로 향했다.
타고난 넉살과 유창한 말솜씨로 용의자들의 의심을 해소한 박창호는 사건의 증거인 블랙박스 영상과 공범의 존재를 확인했다. 블랙박스 영상의 소유자인 장혜진(홍지희 분)은 살인사건의 공범을 우정일보의 사장 공지훈(양경원 분)이라고 증언하는 한편, 박창호에게 ‘사건을 맡은 것이 큰 불행이 될지도 모른다’는 의미심장한 충고를 날려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블랙박스 영상에서도 공범의 이름은 찾아낼 수 없었고 집에 사채업자까지 들이닥치면서 금전의 압박에 시달리던 박창호는 공지훈을 만나 거래를 하겠다는 위험한 유혹에 사로잡혔다. 원대한 포부와 달리 공지훈의 성질을 자극하며 거래에 실패한 박창호는 “갈 데까지 가보지 뭐”라며 최도하의 지시도 무시한 채 독단적인 행동을 감행했다.
자신감이 하늘을 찌른 박창호는 결혼기념일을 맞아 고급 레스토랑에서 아내 고미호, 장인어른 고기광(이기영 분)과 저녁 식사를 하며 여유로움을 만끽했다. 곧 담당 검사의 전화가 걸려왔고 종업원 커피를 마시며 자리를 비운 박창호는 알 수 없는 환상과 환각에 시달리다 끔찍한 교통사고를 냈다. 그리고 피투성이가 된 박창호 강렬한 눈빛과 함께 “눈을 뜨니까 내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는 거야”라는 수상쩍은 말을 다음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키웠다.
‘빅마우스’는 단란했던 박창호, 고미호 부부에게 불어닥친 비극의 씨앗을 예고했다. 현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세밀한 세계관 설정은 영화 속 무법천지를 연상하게 해 몰입감을 높였다. 캐릭터에 온전히 녹아든 배우들 연기와 장르물 분위기를 살려주는 감각적인 연출이 만나 환상적인 시너지를 상승시켰다.
한편 ‘빅마우스’ 1회 시청률은 수도권 6.3%, 2049 타깃 시청률은 2.1%를 기록했다. 박창호의 참혹한 교통사고 장면은 분당 최고 7.8%까지 치솟았다.(닐슨코리아 기준)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