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박은 것 아니니까” 돌아온 ‘선발’ 오원석, SSG ‘상수’로 우뚝 설까?

입력 2022-08-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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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오원석. 스포츠동아DB

“계속 불펜에서 뛴다고 못 박은 건 아니니까요. 기회는 또 올 겁니다.”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은 전반기 내내 선발로테이션을 돈 오원석(21)의 보직 이동을 고심 끝에 결정했다. 후반기 들어 숀 모리만도와 박종훈의 합류로 선발로테이션 정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다만 미래를 생각한다면, 오원석의 선발수업을 멈추는 것은 더욱 어려웠다. 김 감독 역시 “선발투수로서 (오)원석이는 지난해 1년치 데이터를 쌓은 것일 뿐”이라며 “올 시즌에는 내가 더욱 믿고 기용할 수 있게 근거를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바란 바 있다.


오원석은 김 감독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전반기 17경기에서 5승4패, 평균자책점(ERA) 4.01, 이닝당 출루허용(WHIP) 1.40,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8회로 신뢰를 쌓았으나, 우승에 도전하는 팀의 상황을 이해했다. 김 감독도 “기회는 또 다시 올 것”이라고 다독였다. 오원석은 “섭섭하지 않았다. 어느 자리에서든 내 역할만 해내면 승리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고 수긍했다”고 밝혔다.


오원석은 불펜 역할에 충실했다. 김 감독은 불펜에 좌완이 부족한 터라 오원석이 큰 힘이 될 것으로 믿었다. 더구나 선발 경험을 한 만큼 긴 이닝을 끌어줄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시즌 처음 구원으로 나선 지난달 3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선 3이닝 2실점으로 구원승을 거뒀다. 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0.1이닝(4실점) 만에 강판된 선발 이태양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5.2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더욱 신경 써 준비한 결과다. 오원석은 지난겨울부터 선발투수로서 루틴을 정립했다. 그래서 보직 이동과 선발투수 강판 이후 등판 상황도 갑작스러웠다. 더욱이 그는 “팔이 빨리 풀리는 편이 아니다. 충분히 던진 뒤 (마운드에) 올라가야 하는 유형”이라고 말한다. 이에 불펜에선 평소보다 준비시간을 여유 있게 두고 움직였고, 그 덕에 원하는 컨디션이 맞춰진 때 등판할 수 있었다.

SSG 오원석. 스포츠동아DB



김 감독은 다시 선발투수로 뛸 기회를 줬다. 오원석은 11일 인천 KT 위즈전에서 6이닝 2실점의 QS로 4-2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선발승을 챙기진 못했으나, 4사구가 단 하나도 없는 안정적 투구로 다시 선발로테이션에 들 가능성을 키웠다.


남은 시즌 동기부여는 더욱 강하다. 데뷔 첫 포스트시즌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오원석은 “이제 40경기도 채 남지 않았다. 시간이 정말 빠르다. 남은 경기에서도 모두 다치지 않고, 우승까지 가면 좋겠다. 가을야구도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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