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고승민. 스포츠동아DB

롯데 고승민. 스포츠동아DB


고승민(22)은 롯데 자이언츠가 201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지명권을 쓴 기대주다. 롯데는 또래보다 뛰어난 신체능력에 주목했다. 잠재력은 곧 드러났다. 롯데 R&D팀에 따르면, 올 시즌 그의 안타 평균 타구속도는 시속 150㎞대 후반에 이른다. 전체 타구속도도 평균 140㎞을 웃돈다. 리그 상위 5% 안에 드는 수준이다.


타석에서 결과도 나타났다. 8월 한 달간 17경기(선발 12경기)에선 타율 0.408(49타수 20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995, 8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이 기간 규정타석의 50% 이상을 채운 리그 전체 타자들 중 1위다.


다만 상대 선발투수가 좌투수면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지난달 27일 인천 SSG 랜더스전부터 3연속경기 대타로 뛴 이유다. 고승민은 대타 출전에도 꾸준한 안타로 존재감을 드러냈으나, 또 다른 과제를 확인했다. 좌·우투수 상대 성적에 차이가 꽤 크다. 우투수를 상대로는 타율 0.286(140타수 40안타), OPS 0.782, 2홈런, 19타점을 기록했다. 반면 좌투수에게는 타율 0.067(15타수 1안타), OPS 0.243에 그쳤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데이터상 우투수에게 강점을, 좌투수에게 약점을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좌투수 공도 잘 쳐낼 것이라고 본다. 내가 고승민에게 자신감을 갖는 것은 이미 확실한 재능을 갖춘 선수이기 때문이다. 시간과 경험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튼 롯데 감독. 스포츠동아DB

서튼 롯데 감독. 스포츠동아DB


선수 시절 서튼 감독은 고승민과 비슷했다. 2005년 KBO리그에서 성공(119경기·타율 0.292·35홈런·102타점)하기 전까지는 많은 부침이 있었다.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서튼 감독의 메이저리그 통산 우투수 상대 타율은 0.243(534타수 130안타), OPS는 0.663이었다. 반면 좌투수를 상대로는 타율 0.132(38타수 5안타), OPS 0.432에 머물렀다.


서튼 감독은 “나도 현역 때 좌투수에게 고전했다. 우투수와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좌투수의 공을 더 많이 보려 노력했고, 우리 팀 선수여도 좌투수라면 그 옆에 서서 따라가는 훈련을 반복했다. 훈련량만큼 시간도 적잖게 걸렸다. 고승민에게도 경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