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전준우. 스포츠동아DB

롯데 전준우. 스포츠동아DB


롯데 자이언츠 주장 전준우(36)는 6일 울산 KIA 타이거즈전에서 4-3으로 역전한 8회말 무사 1·3루서 내야안타를 쳤다. 지난달 26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35타석만의 안타였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7일 “(잭 렉스의) 결승타보다 전준우의 안타 때 덕아웃 분위기가 더 좋았다”며 웃었다.

이례적 침체다. 35타석 중 출루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볼넷도 8개를 골랐다. 다만 안타는 없었다. 전준우는 “야구하면서 처음 겪는 일이다. 타격 밸런스도 나쁘지 않았고, 좋은 타구도 계속 나왔는데, 결과가 안 나오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단순히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면 연습으로 찾으려 할 텐데 그게 아니니 생각도 꼬였다”고 밝혔다.

침묵을 깬 것은 투지다. 전준우는 타구가 KIA 3루수 류지혁의 글러브에 완전히 포구되지 않은 틈을 타 악착같이 달렸다. 이 짧은 순간 많은 생각이 스쳤다. 그는 “1루까지 가는 시간이 정말 길게 느껴졌다. 3루수가 막았으니 실책이 되지 않을까 조마조마했지만, 공을 놓친 걸 본 순간 더 빨리 달렸다. 안타로 기록돼 다행이다. 야구하다 보니 이런 날도 다 온다. 앞으론 이런 일이 없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침체도 결국 일시적이다. 전준우는 개막 직후부터 4개월간 꾸준히 월간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했다. 서튼 감독은 “전준우가 자신감을 금세 회복할 것이라고 믿는다. 결과를 떠나 늘 존재감을 드러낸다. 내가 전준우를 믿고 기용하는 이유”라며 “행동 하나하나도 좋은 모범이 된다. 선수들도 전준우를 응원한다”고 치켜세웠다.

울산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