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경 작가, 이번에는 안방극장 장악

입력 2022-10-05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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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경 작가. 사진제공 | JTBC

‘작은 아씨들’ 시청률 9.7% 고공행진
700억 둘러싼 세 자매 이야기 ‘스릴’
주옥같은 대사에 대본집 발간 요청도
정서경 작가가 이번에는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박찬욱 감독과 함께 각본을 쓴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스크린 관객에게 낯익은 정 작가가 2018년 ‘마더’에 이어 대본을 집필한 드라마 tvN ‘작은 아씨들’로 시청자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달 3일 첫 방송을 시작해 시청률 상승 그래프를 그려온 ‘작은 아씨들’은 10월 2일 방송분으로 9.7%(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종영까지 단 2회분만을 남긴 드라마는 넷플릭스에서도 공개돼 3주 연속 ‘비영어권 가장 많이 본 TV쇼’ 10위권에 진입, 1502만 누적 시청시간을 쌓았다.

정서경 작가는 19세기 발간된 루이자 메이 올컷의 동명 소설을 모티브로, 700억 원을 둘러싼 가난한 세 자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는 “가난에 대해 말하는 원작을 중심으로 한국 청년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서 “우리 사회의 밑바닥에 흐르는 거대한 이야기와 우리 일상을 떠다니는 가장 작고 구체적인 이야기가 동시에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통해 스릴과 서스펜스 넘치는 드라마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4일 드라마가 “개인사를 거대한 사회적 권력과 경제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했다. 복합장르로서 전형적 로맨스나 장르물의 한계도 뛰어넘었다”면서 “고전 소설의 이야기를 현재의 시각으로 절묘하게 풀어낸 각본의 힘이 크다”고 평가했다.

시청자들은 특히 대사에 주목한다. 이들은 SNS를 통해 “부자들은 자본으로 리스크를 걸지만 가난한 사람은 목숨을 걸어야 한다”, “친구를 믿는 것처럼은 아니고 거래은행이나 현관 도어락을 믿는 것처럼” 등 극중 대사를 곱씹으며 제작진에 대본집 발간을 요청하고 있다.

2005년 영화 ‘친절한 금자씨’부터 박찬욱 감독과 호흡해온 정 작가는 최근작 ‘헤어질 결심’으로는 ‘헤결사’라 불리는 팬층을 구축했다.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 “무너지고 깨어짐”, “우는구나, 마침내” 등 대사로 주목 받았다. 이에 힘입어 8월 초 내놓은 영화의 각본집은 대형 온라인 서점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현재까지 15쇄 10만권을 찍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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