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영웅’ 원작 실종됐나…스포 막으려다 박지훈도 ‘한숨’ (종합)[BIFF 현장]

입력 2022-10-07 1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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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우려에 기본적인 것도 제대로 말을 못 할 정도면 차라리 안 하는 게 나았다. 웨이브 오리지널 ‘약한영웅 Class 1’이 전전긍긍하는 분위기 속에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 행사를 마쳤다.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BIFFXGENESIS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웨이브 오리지널 ‘약한영웅 Class 1’ 오픈토크. 이날 행사는 박혜은 더 스크린 편집장이 진행을 맡은 가운데 연출자 유수민 감독과 크리에이터 ‘D.P’ 한준희 감독 그리고 배우진으로 박지훈을 비롯해 최현욱, 홍경, 신승호, 이연 등이 참석했다.

웹툰 원작의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영웅 Class 1’은 상위 1% 모범생 연시은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수호, 범석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 나가는 과정을 그린 약한 소년의 강한 액션 성장 드라마. 유수민 감독은 “웹툰 원작을 극으로 옮기면서 주제, 어떤 이야기를 전달할 것인가 고민했다. 그 나이대 친구들이 겪을 수 있는 감정을 담아보고 싶었다. 그뿐 아니라 액션의 장르적 재미도 함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약한영웅 Class 1’은 원작 웹툰을 영상화한 작품. 박 편집장은 작품 후기로 “원작 웹툰의 뼈대만 가지고 오고 나머지는 모두 창작하셨다고 생각한다. 스토리와 구성을 새롭게 구성하는 과정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완성된 작품은 원작 웹툰과 많이 다른 듯 했다.

이에 유 감독은 “원작이 아예 없는 건 아닌데…”라면서 “시은과 수호, 범석 셋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지 않나. 더 확장해서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이야기는 3부 이후에도 나오니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준희 감독도 “원작의 뼈대가 충실하게 담겨 있다. 원작 팬들도 좋아할 수 있게끔 했다”면서도 “나 또한 웹툰을 시리즈화한 적 있다. 재창작하는 것이 아니라 원작의 기조를 충실히 가져가면서 영상 매체에서는 상상의 여지보다는 직관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핍진성, 개연성을 답보하기 위해서 감독님과 많이 논의했다. 원작 팬들이 봤을 때도 기존 캐릭터가 가진 감정과 정서를 집요하게 증폭했다고 생각한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날 많은 배우가 참석했지만 스포일러를 극도로 조심한 탓에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다. 박지훈은 “말을 길게 안 하는 이유가 있다. 내가 입만 열면 스포일러가 되더라”며 “내 캐릭터의 포인트는 눈빛이라고 생각한다. 과묵하지만 상대방을 눈빛으로 제압할 수 있는 친구”라고 말했다.

‘인상적인 순간’에 대한 질문에도 박지훈은 “너무 많아서 뭐부터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장면을 이야기해야 하나?”라며 “수호와 처음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뭔가를 하게 될 것 같은 암시를 하는 장면이 있다. 감추고 이야기하려고 하니까 어렵다. 많이 인상 깊었다”고 어려워했다. 박혜은 편집장이 액션신으로 화제를 돌렸지만 박지훈은 한숨을 쉬며 난감해했다.

최현욱은 “수호에게 액션신이 많이 있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친 감정이 기억에 남는다. 1~3화뿐 아니라 남은 에피소드도 너무 재밌으니 기대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오픈토크 후반부 관객들의 질문을 받기 앞서 혼잣말로 “아 부담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혼잣말이었지만 테이블 위 마이크를 타고 현장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연은 ‘욕을 많이 하는’ 설정, ‘놀이공원’ 배경 하나조차도 “스포일러 아니겠지?”라고 전전긍긍했다. 배우들의 이같은 모습에 박 편집장은 “오픈토크를 진행할 때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많이 하면서 들려주시면 좋은데 관객들이 작품을 못 본 상황에서 스포일러를 하지 않으면서 이야기하려고 하다 보니 제한적인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치를 끌어올리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대변했다.



감독도 제대로 말 못하기는 마찬가지. 캐스팅 만족감과 현장 일화에 대한 질문에 “매순간 그랬다”며 “재밌는 일화라기보다는 한준희 감독도 나도 처음으로 원했던 배우들과 작업했다. 저 친구들의 잠재력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애매모호하게 대답했다.

그러는 와중에 배우 홍경이 홀로 차분하게 달변가의 면모를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함께한 배우들의 장점을 한 명씩 꼽으며 배우로서 배운 점을 고백했다. 그는 “박지훈은 엄청난 힘이 있는 것 같다. 카메라 앞에 섰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화면에 꽉 차는 에너지와 카리스마를 느꼈다. 팬이 됐다. 나도 여기(관객석) 앉아서 박지훈을 보고 싶다“며 ”최현욱은 아이디어도 많고 유연한 배우다. 감정적으로 깊게도 들어갔다가 유연한 모습도 보여주더라. 그런 것을 많이 배웠다. 역할답게 어른 같고 깊은 모습이 담겨 있더라. 많이 배웠다. 신승호는 같이 ‘D.P’도 했다. 정말 좋은 친구인데 연기할 때는 쉬를 지릴 정도로 무서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27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5일(수)부터 14일(금)까지 영화의 전당 등 부산 일대에서 열흘간 진행된다. 7개 극장 30개 스크린에서 71개국 243편이 상영되며 커뮤니티비프 상영작은 111편이다. 개막작으로는 하디 모하게흐 감독의 ‘바람의 향기’가 선정됐으며 폐막작은 히라노 게이치로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한 남자’(이시카와 케이 연출)다.

부산|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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