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해일(왼쪽)과 탕웨이가 주연한 영화 ‘헤어질 결심’이 개봉한지 4개월이 지난 최근까지 식지 않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사진제공|CJ ENM

배우 박해일(왼쪽)과 탕웨이가 주연한 영화 ‘헤어질 결심’이 개봉한지 4개월이 지난 최근까지 식지 않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사진제공|CJ ENM


박찬욱 감독 영화 식을 줄 모르는 인기

만화 컷처럼 재구성한 ‘촬영 교본’
대형 온라인서점 베스트셀러 1위
올해의 책 꼽힌 각본집 이어 인기
OTT 등 공개로 ‘N차 관람’ 열풍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 새삼 화제에 올랐다. 5월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과 6월 29일 국내 개봉 이후 재관람을 뜻하는 ‘N차 관람’ 열기를 이어간 영화는 박 감독과 정서경 작가가 함께 쓴 시나리오를 묶은 각본집에 이어 최근 스토리보드북으로도 나와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또 영화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공개돼 팬덤 사이에 재관람 열풍까지 몰고 오는 분위기다.

‘헤어질 결심’의 스토리보드북은 20일 출간됐다. 이후 교보문고·예스24·알라딘 등 대형 온라인 서점의 예술 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책에는 이윤호 작가가 그린 스토리보드와 영화의 미공개 스틸까지 담겨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 모으고 있다. SNS에는 구매 인증글도 잇따르고 있다.

스토리보드는 영화 촬영을 앞두고 각본에 담긴 모든 장면을 마치 만화 컷처럼 작화로 재구성해 각 장면을 그려 넣는 것을 뜻한다.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은 이를 실제 촬영현장에서 ‘교본’처럼 활용한다. 책으로 다시 나온 스토리보드는 제작진의 초기 설계와 완성된 영화가 어떻게 다른지 확인해 볼 수 있는 재미를 안긴다. ‘헤어질 결심’의 팬덤은 영화의 극장 상영 때부터 스토리보드북 출간을 제작진에 요청했다. 이에 앞서 8월 초 나온 ‘헤어질 결심’의 각본집은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11월 11일 ‘서점의 날’을 앞두고 선정한 ‘올해의 책’에 포함돼 눈길을 끈다. 이미 ‘각본집 사상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가장 오래 머문 책’이라는 기록을 쓰기도 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서적과 영화·드라마의 상호교류가 활발해져 이른바 ‘미디어 셀러’가 출판시장에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면서 “특히 영화 ‘헤어질 결심’의 각본집의 이례적 열풍은 각본집 서적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열릴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각본집은 현재까지 10만 부 이상 팔려나갔다.

VOD 등 온라인에서도 반응도 뜨겁다. 8월 9일부터 IPTV·VOD 서비스된 영화는 18일부터 OTT 티빙을 통해 일반 버전과 4K 버전으로 나눠 공개돼 곧바로 ‘실시간 인기 영화 순위’ 1·2위에 올랐다. 24일까지도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헤어질 결심’의 팬덤을 뜻하는 일명 ‘헤결사’들 사이에서는 각본집 및 스토리보드북의 내용과 영화를 비교 관람하고 인증하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 같은 열기 속에 미국에서는 내년 3월 미국 아카데미상의 각본상을 받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현지 연예매체 플레이리스트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더 파벨먼스’, 배즈 루어만 감독의 ‘엘비스’ 등과 함께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과 정서경 작가를 아카데미 각본상 예상 후보로 거론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