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에 속아 알몸 베드신”…올리비아 핫세, 영화사 상대 6000억 규모 소송

입력 2023-01-04 15: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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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개봉한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남녀 주연 배우가 영화사를 상대로 5억 달러(약 6394억 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영화 출연 때 10대 미성년자였던 두 배우는 알몸 연기를 문제 삼았다.

3일(현지시간) AP·AFP통신에 따르면 당시 15세였던 올리비아 핫세(현재 71·줄리엣 역)와 16세였던 레너드 위팅(72·로미오 역)은 성학대와 성희롱, 사기 등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파라마운트 픽처스를 상대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로미오와 줄리엣’ 후반부에 나오는 베드신에 대해 애초 프란코 제피렐리 감독(2019년 사망)은 피부색 속옷을 입고 촬영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정작 촬영 당일 두 배우에게 보디 페인팅만 한 채 촬영해야 한다고 말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또한 두 사람의 알몸이 보이지 않도록 카메라 위치를 조정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 또한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본인들 모르게 나체로 촬영돼 성추행과 아동착취를 금지하는 캘리포니아 주법과 연방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소장에서 “감독은 반드시 나체로 촬영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영화가 실패하고 배우들의 커리어도 망가질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배우들로서는 감독의 요구에 맞춰 바디 메이크업을 하고 누드로 연기할 수밖에 없다고 믿었다"고 주장했다.

영화에서 위팅의 맨 엉덩이와 핫세의 맨 가슴이 그대로 노출됐다.

배우들은 이로 인해 수 십 년 간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영화사가 벌어들인 수익을 고려할 때 5억 달러 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영화사 측은 아직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번 소송은 아동 성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한시적으로 없앤 캘리포니아 법에 따라 이뤄졌다. 2020년 법 개정에서 3년간 성인이 어린 시절에 겪은 성범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는데 작년 12월 31일이 마감일 이었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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