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설 황연주. 사진제공 | KOVO
잠시 주춤했지만 이내 제자리를 찾았다. 국내 선수들끼리 똘똘 뭉친 덕분이다. 3라운드 마지막 경기와 4라운드 첫 경기 상대인 IBK기업은행을 연거푸 셧아웃으로 물리치며 다시 연승 분위기를 탔다. 그 중심에 베테랑 황연주(37)가 있다. 야스민의 공백을 메우며 흔들리던 팀을 구해냈다.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황연주는 4일 기업은행과 홈경기에서 양 팀 통틀어 최다인 16점을 올렸다. 토스가 좋든 나쁘든 자신 앞으로 올라온 공은 대부분 득점으로 연결했다. 최근 5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다. 수비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았다.
또 올 시즌 처음으로 블로킹 2개를 성공시켰다. 그는 방송 인터뷰에서 “다른 것보다도 블로킹에 신경을 많이 썼다. 상대가 워낙 빠른 팀이어서 그동안은 블로킹 사이로 공이 많이 빠지나갔는데, 오늘(4일)은 잘 됐다”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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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연주는 프로 원년인 2005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19시즌을 쉼 없이 달려왔다. 그동안 신인상을 비롯해 각종 상을 수상했고, 수많은 기록도 세웠다.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 어느 순간 백업으로 밀렸다. 선발 대신 웜업 존에서 몸을 푸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렇다고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전성기 때와 비교하면 점프력과 파워 모두 떨어지지만 그래도 꾸준히 자기관리를 했다. 폭발력이 줄어든 대신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팀에 도움을 줬다.
감독은 베테랑의 체력을 걱정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체력적인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자기 기량을 보여줄 선수”라며 기대와 함께 체력 저하에 신경을 썼다. 하지만 황연주는 자신만만했다. 그는 “시즌 초반부터 뛴 선수들보다는 내가 더 힘을 내야 한다”며 의욕을 보였다.
야스민은 2월 초에나 복귀할 수 있다. 그 때까지는 어떻게든 버텨야한다. 황연주는 “야스민 만큼은 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그 구멍을 메우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