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영의 독한 컴백, 첫 회부터 몰입감 ↑ (대행사)

입력 2023-01-08 11: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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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대행사’ 이보영의 독한 컴백이 첫 회부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7일 첫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대행사’에서는 오로지 실력만으로 광고계를 평정한 VC기획의 제작2팀 CD(Creative Director) 고아인(이보영)이 보수적인 VC그룹 내 최초로 여성 임원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이 전개됐다.

특히 오프닝을 장식한 RPG 게임 광고의 ‘소녀 전사’ 메타포는 고아인의 과거와 미래를 짐작케 하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던 소녀가 클리셰를 과감히 깨고 백마의 목을 베어버리고는, “최초를 넘어 최고가 되고, 처절하지만 우아함을 잃지 않으며, 나를 지키기 위해 때론 나를 버리는” 전사로 변신하는 한계 없는 성공신화가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PT 성공률, 연봉상승률, 성과급, TVCF 평가점수, 판매 상승률 모두 업계 1위, “이기는 게 습관”인 프로 광고’꾼’ 고아인. 사람들은 그녀가 “성공에 미친 돈시오패스”라고 수군덕댔지만, 그녀는 누구보다 당당했다. 제일 먼저 출근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때까지 밤샘도 불사하고, 비딩 직전까지 카피를 수정하고 또 수정해야 직성이 풀리는 등, 인간이 느끼는 즐거움을 포기하고 전쟁처럼 일만 해온 결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뒤엔 약과 술 없이는 불안장애, 공황, 불면증에 시달려야 했던 어두운 그늘이 있었다. 물 위의 백조처럼 우아해 보였지만, 물 밑에서는 그야말로 살기 위해 처절하게 발버둥을 쳐왔던 것.

그런 고아인에게 임원 승진의 기회가 던져졌다. 기획본부장 최창수(조성하) 상무가 임원 자리까지 내걸고, 사내에서 가장 예산이 큰 통신사 광고 내부 비딩을 제안한 것. 보수적인 VC그룹 내에선 여성이 임원으로 승진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남자 동기나 후배가 임원이 되면 회사를 나가는 게 그간의 암묵적 관례였다. 따라서 이 비딩은 그간 통신사 광고를 도맡아왔던 최상무의 학연 직계 라인 권우철(김대곤) CD를 승진시키기 위한 ‘명분 쌓기’일 가능성이 높았다.

고아인 역시 이 PT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기꺼이 도전했다. 실력으로 이길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전의 날, PT를 마친 권CD는 승리를 확신했다. 고아인 팀 회의실에서 몰래 아이디어를 훔쳤던 터라, 고아인이 자신과 별반 다르지 않은 PT를 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고아인의 전략이었다. 잠긴 회의실 문 틈으로 보드판이 살짝 보인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일부러 ‘버린 카피’를 붙여 놓았던 것. 고아인은 최상무가 승부 조작이란 ‘헛짓 거리’를 할 수 없게 권CD 팀과 확실하게 다른 아이디어로 승부수를 띄웠다. 거기에 권CD가 카피를 훔친 사실을 밝히는 건 덤이었다. 그야말로 속 시원한 뒤집기 한판승이었다.

드디어 사내 인트라넷에 고아인의 상무 승진을 알리는 인사 발령이 고지됐다. 꿈에 그리던 임원이 된 그녀는 팀원들을 비롯한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처음으로 기쁨의 감정을 드러냈다. 뭉툭하게 닳은 몽땅 연필, 글자가 지워진 노트북 자판, 그리고 가방 속에 온갖 약 등, ‘인간 고아인’을 포기하고 전쟁처럼 살았던 그간의 노력들이 보상받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상무 승진을 두고 “지금은 실컷 즐기라”며 비릿한 미소로 박수를 보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최상무였다. 고아인의 예상과는 달리, 내부 PT는 그녀를 상무 자리에 앉히기 위해 그가 설계한 소름 돋는 계략이었다. 게다가 이는 VC그룹의 강회장(송영창)의 지시에 따른 비서실장 김태완(정승길)과의 모종의 거래였음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고아인은 스펙도 없이 밑에서부터 올라왔다는 스토리와 실력이 있고, 영웅이 필요한 시대 정신에도 부합하며, 여기에 몽타주까지 받쳐줄, “언론에서 좋아할 만한 그룹의 얼굴이 될 사람”으로 뽑힌 것이다.

‘대행사’는 자신이 시한부 임원임을 알게 된 고아인이 처절하고 독하게 살아 남을 것을 예고, 향후 전개를 기대케 했다.

‘대행사’ 2회는 8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

사진 | JTBC ‘대행사’ 방송 화면 캡처

동아닷컴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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