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골든 글로브 수상 불발…오스카 수상 가능성 큰 이유?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가 주관하는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수상이 불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베벌리힐스의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10일(현지시각) 열린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비영어 작품상’(Best Picture Non-English Language) 부문 수상은 ‘아르헨티나, 1985’(아르헨티나)가 차지했다.

수상작은 ‘폴리나’(2015), ‘7일간의 정상회담’(2017) 등을 연출한 산티아고 미트레 감독의 신작이다. 1985년 아르헨티나 독재 정권에 맞섰던 변호사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히카르두 다린, 히나 마스트로니콜라, 프란시스코 베르틴 등이 출연했다.

이 영화는 골든 글로브 본선에서 '헤어질 결심'을 비롯해 '클로즈'(네덜란드·프랑스·벨기에), '서부 전선 이상 없다'(독일), 'RRR:라이즈 로어 리볼트'(인도) 등 네 작품과 경합을 벌인 끝에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골든글로브는 사회 고발적 메시지와 역사적 의미, 보편성 등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박찬욱 감독이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헤어질 결심’은 이런 범주에 속하는 영화는 아니다.

골든 글로브 수상은 불발됐지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수상 가능성은 남아있다.

일각에선 기자들이 투표로 결정하는 골든 글로브보다 영화계 전문가들이 수상작을 결정하는 아카데미에서 ‘헤어질 결심’이 상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기자들이 사회상을 반영한 영화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편이라면, 영화전문가들은 영화적 미학이 뛰어난 작품을 선호하는 편이기에 ‘헤어질 결심’이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헤어질 결심'은 오는 3월 12일 열리는 제95회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예비후보로 선정돼 있다. 이 영화와 함께 골든글로브 비영어 작품상을 놓고 경쟁했던 '아르헨티나, 1985', '클로즈', '서부 전선 이상 없다' 등 15개 작품이 후보군에 올라있다.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이달 24일 오스카상 전체 부문 최종 후보를 발표하며, 국제영화상 후보작은 5편으로 압축된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