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11’ 이영지 “첫 여성 우승 왕관…떳떳할 때까지 달릴게요”

입력 2023-01-12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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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엠넷 랩 경연프로그램 ‘쇼미더머니11’에서 우승한 래퍼 이영지는 “우승 목걸이가 스스로에게 떳떳하게 느껴질 때까지 노력하겠다”며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사진제공|엠넷

‘쇼미더머니11’ 최종 우승 래퍼 이영지

동료들과 피 튀기는 경쟁 혼란
디스랩 많이할 땐 밤 잠 못이뤄
‘팀 슬레이’ 덕분에 랩 사랑 확인
새 출발점, 힙합은 계속됩니다
래퍼 이영지(21).

그는 유튜브 콘텐츠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tvN 예능프로그램 ‘뿅뿅 지구오락실’ 등을 통해 본업인 래퍼보다 ‘예능샛별’이나 ‘MZ대표’라는 수식어로 더 널리 알려졌다. 한창 폭발적인 인기를 누릴 무렵 지난해 10월 엠넷 랩 경연프로그램 ‘쇼미더머니11’에 출연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근데 웬걸, 내친김에 최종 우승까지 차지했다. 허성현, 블라세, 던말릭 등 쟁쟁한 경쟁자들도 래퍼로서 무대에 우뚝 선 그를 향해 힘차게 박수를 쳤다. 2012년부터 방송한 열한 번째 시리즈에서 ‘최초 여성 우승자’라는 기록도 만들었다. 11일 서면으로 만난 이영지는 이 순간을 “새 출발점”으로 돌이켰다.

그는 “다른 무엇보다 랩을 향한 내 사랑을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소득이고, 앞으로가 더욱 중요하다”며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솔직히 힘들었어요!”

이영지가 ‘최종우승’, ‘여성 최초’ 등의 타이틀을 얻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엠넷 청소년 랩 경연프로그램 ‘고등래퍼3’에서 시리즈 첫 여성 우승자가 되면서 화려하게 연예계에 데뷔했다. 그는 “내게는 과분한 왕관들”이라고 겸손해했다.

“충분히 열심히 달려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까 아직 한참은 부족한 것 같아서 마음이 결코 편치만은 않아요. 이 왕관이 스스로 떳떳하게 여겨지는 순간까지 더 열심히 박차를 가해 달려가야죠.”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서 “평화를 사랑한다”고 강조했던 이영지는 동료들과 피 튀기는 경쟁을 치르며 혼란을 겪었다. 심지어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디스 랩’도 여러 번 쏟아내야 했다. 복잡한 마음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면 “‘다 같이 잘 될 수는 없는 건가?’라는 고민에 빠졌다.

“그런 고민 자체가 서바이벌 포맷 자체에서는 역설적이죠. 어떻게든 이성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했어요. 그래도 여전히 디스 랩 같이 상대의 치부를 짚는 무대는 쉽지 않아요. 고백하건대, 경연 중에는 단 한 순간도 긍정적이지 못했어요. 나를 계속 밑바닥으로 몰아붙이기 급급했죠. 앞으로 달려갔다기보다 부담에 떠밀려 나아갔다고 보는 게 맞을 정도였죠.”


●“동료들에게 선물 쏜다!”


고생 끝에 얻은 것은 ‘우승 목걸이’뿐만이 아니다. 무대에서 그의 곁을 지켜준 친구들이다. 프로듀서 박재범, 슬롬을 필두로 해 잠비노, 토이고, 신세인, 제이켠 등과 함께 팀을 이룬 ‘팀 슬레이’는 경연에서 그에게 가장 큰 힘이 됐다. 이영지는 1억 원의 상금을 기부하기 이전에 이들을 위한 값비싼 선물을 사두기로 했다.

“음악을 사랑하는 친구들을 곁에 많이 둬야 음악적 소양이 더 견고해진다는 점을 가장 강하게 깨달았어요. 이전에는 ‘내가 랩을 사랑하나?’라고 의심한 적도 있었어요. 이들 덕분에 굳이 깨달아야 할 필요도 없이, 랩을 이미 너무나도 사랑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상반기에 발매할 새 앨범 준비가 한창이다. 그럼에도 그는 예능 출연을 마다하지 않을 작정이다. 이미 ‘뿅뿅 지구오락실’ 시즌2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제가 래퍼인지, 예능인인지, 유튜버인지 모르시겠다고요? 저는 ‘이영지’입니다. 그뿐이에요. 그리고 앞으로도 저, 계속 힙합 할 겁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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