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토스든지!” 세터 가리지 않는 현대캐피탈, 동반성장 분위기 만든 마인드

입력 2023-01-17 17: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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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김명관·이원중·이현승(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어떤 토스든 제가 잘 처리해야죠.”

현대캐피탈 공격수들은 올 시즌 세터 3명과 호흡하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김명관(26)과 이원중(28)이 공격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3라운드부터는 신인 이현승(22)이 조금씩 출전 비중을 늘렸다. 팀의 주요 공격수인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허수봉을 비롯해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전광인과 오레올은 이번 시즌 세터 3명의 서로 다른 성향을 받아들이면서도 뛰어난 호흡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 들어선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이현승과 김명관의 출전 비중을 높이며 공격수들과 호흡할 시간을 주고 있다. 최 감독으로선 이번 시즌 이들이 성장할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최 감독은 “어리다 보니 경험이 부족할 수 있다. (김)명관이 역시 마찬가지다. 경험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며 “이번 시즌을 시작으로 앞으로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 이상을 잡아야 할 작업이다. 그래야만 상대 선수들의 움직임과 돌아가는 상황, 우리 선수들의 습관을 인지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환경은 마련됐다. 공격수들은 어느 세터와 호흡하든 편식하지 않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덕분에 세터들이 고르게 나눠 토스하는 일도 가능했다. 15일 삼성화재와 홈경기에선 허수봉(30.77%), 전광인(21.98%), 오레올(32.97%)이 공격점유율을 고르게 기록했다. 미들블로커(센터) 송원근과 최민호의 몫을 차치하면 이들 3명의 공격점유율이 아주 고른 편이었다는 점이 부각된다.

세터들과 호흡에 대해 허수봉은 “명관이 형, (이)원중이 형과는 자주 호흡해 감이란 게 있었는데, 최근 들어선 (이)현승이와 많은 시간을 갖고 연습한 덕분에 호흡도 좋아지고 있다”며 “내가 어떤 세터를 편하게 생각하는지보다 세터들이 나를 편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어떤 토스든 내가 잘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최 감독의 고민은 늘어날 듯하다. 각자의 성향을 파악해 경쟁을 부추길지, 주전 자리를 보장해 심리적 안정을 안길지 고민하는 단계도 머지않았다. 최 감독은 “선의의 경쟁으로 성장하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그게 불만으로 작용하는 선수도 있다. 오히려 젊은 세대는 선의의 경쟁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고도 느꼈지만, 어려운 일”이라며 “성향이 다 다르니 일단은 선수들에게 맡겨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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