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현종 위상’ 계승해야 할 구창모, WBC는 진정한 시험대

입력 2023-01-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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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창모. 사진제공 | NC 다이노스

김광현(35·SSG 랜더스)과 양현종(35·KIA 타이거즈)은 2010년 이후 늘 한국야구의 에이스 역할을 했다. KBO리그는 물론 각종 국제대회에서도 꾸준한 활약을 펼쳤고, 메이저리그 무대까지 밟으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광현종’이라는 애칭에서 이들의 존재감이 얼마나 대단한지 엿볼 수 있다. 3월 9일 개막하는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에도 변함없이 합류했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김광현과 양현종은 오랜 경험을 토대로 리더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이들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제는 이들의 계보를 이을 차세대 주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구창모(26·NC 다이노스)는 단연 그 중 한 명이다. 소속팀의 에이스로 데뷔 첫 10승을 거둔 2019시즌부터 부상으로 등판이 없었던 2021년을 제외한 최근 3시즌(2019~2022시즌) 동안 57경기(52선발)에서 30승12패, 평균자책점(ERA) 2.37(312이닝 82자책점)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이 기간 30회의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도 돋보인다. 그 공을 인정받아 2023시즌을 앞두고 최대 7년, 132억 원의 조건에 ‘비(非) 프리에이전트(FA)’ 다년계약까지 따냈다. FA 자격 획득 여부에 관계없이 최소 6년의 계약기간과 88억 원의 연봉 총액을 보장 받은 것은 미래가치 또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구창모는 시속 150㎞대의 빠른 공을 던지는 데다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 변화구의 완성도 또한 높다. 특히 제3의 변화구인 스플리터는 이 구종에 익숙하지 않은 북중미 타자들을 상대할 때 위력을 떨칠 수 있다. 좌완투수의 이점까지 고려하면, 김광현과 양현종의 뒤를 잇기에 부족함이 없다. 부상 이후 완벽한 구위를 되찾은 노력 또한 그의 가치를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구창모. 스포츠동아DB


본인의 의지도 강하다. 구창모는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1년 2020도쿄올림픽 등 2차례의 굵직한 국제대회에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했다. 태극마크를 향한 열망이 더욱 커진 이유다. 그는 지난해 부상을 털고 돌아온 뒤 “국가대표는 항상 꿈꿔왔던 자리다. 앞으로도 계속 욕심낼 것”이라며 “2번이나 기회를 놓쳤기에 다시는 놓치고 싶지 않다. 건강하게 야구하다 보면 국가대표의 기회도 다시 찾아오리라 본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런 만큼 이번 WBC 대표팀 승선은 기쁠 수밖에 없다.

각오도 남다르다. WBC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겨루는 무대다. 당장 1라운드에서 만날 일본만 봐도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등 스타들이 즐비하다. 구창모의 국제경쟁력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그 역시 “기대되고 설렌다”며 “일본과 미국 등 다른 나라 선수들을 상대로 내 공이 통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진정한 시험대에 오를 준비를 이미 마친 구창모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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