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만난 ‘87년생 토끼’들 폭풍 질주

입력 2023-01-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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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계묘년 토끼해를 맞아 경륜의 ‘황금세대’로 꼽히는 87년생 토끼띠 선수들의 활약이 시즌 초부터 돋보인다. 지난해 다소 부침을 겪은 경기력을 보여주었으나, 올해는 시즌 초부터 과감한 두 바퀴 선행 우승 등 예전의 기량을 보여주는 황인혁(왼쪽)과 87년생 황금세대를 대표하는 스타로 지난해 임채빈과의 그랑프리 맞대결에서 우승한 정종진.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 시즌 초반부터 뛰어난 기량 과시

황인혁, 올 첫 결승 2바퀴 선행 우승
정종진은 사흘 연속 ‘가벼운 추입승’
박용범·엄정일·류재열 등도 상승세
스포츠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인재가 같은 시기에 대거 등장해 뛰어난 경기력과 성과를 거둘 때 ‘황금세대’라는 표현을 쓴다. 대표적으로 야구에서 박찬호, 임선동, 조성민, 정민철, 박재홍 등이 속한 92학번과 추신수, 이대호, 김태균, 오승환, 정근우 등이 있는 82년생들이 대표적인 황금세대다.

이런 황금세대는 경륜에도 존재한다. 바로 토끼띠인 87년생들이다. 2023년 계묘년 토끼해를 맞아 토끼띠 선수들이 시즌 초반부터 뛰어난 기량을 과시하며 황금세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87년생인 황인혁(21기 세종)은 지난해 2018년 7월부터 유지해온 슈퍼특선(SS반)에서 내려오는 등 부침이 심했다. 그랑프리 준결승에서도 친구인 정종진에게 주도권을 내주고 5착에 그치며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황인혁은 새해 첫 결승이었던 8일 광명 1회차에서 깜짝 반전을 선보였다. 이날 팬들의 시선은 그랑프리 결승까지 진출했던 양승원과 전원규에게 집중됐다. 초주 자리 잡기가 여의치 않던 황인혁은 선두유도원 퇴피와 동시에 대열 맨 앞쪽으로 나왔다. 그리고 친구인 김형완을 방패삼아 시속을 올리기 시작했고 주도권을 뺏긴 양승원, 전원규는 3코너 지점에서 젖히기를 시도했으나 황인혁을 넘는 데 실패하며 각각 2착과 5착에 그쳤다.

황인혁은 선행형 강자로 명성을 날리다가 어느 시점부턴가 마크추입 빈도수가 높아지며 하향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아닐 경주는 깜짝 두 바퀴 선행 우승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87년생 토끼띠의 대표스타인 정종진(20기 김포)은 명불허전이었다. 라이벌 임채빈과의 명승부 끝에 그랑프리 트로피를 다시 찾아온 정종진은 광명 2회차에서도 여유가 있었다. 그랑프리 5회 우승의 정종진에게 반기를 든 선수는 보이지 않았고 금요일 김범수, 토요일 정태양, 결승 정정교의 선행을 차분히 추주했던 정종진은 3일 내내 가볍게 추입승을 챙겼다.

역시 87년생인 박용범(18기 김해), 엄정일(19기 김포), 류재열(19기 수성), 김형완(17기 김포)도 본인들의 위치에 맞는 무난한 활약으로 새해를 시작했다. 박용범은 3회차 금요경주 2착에 머물러 아쉬움을 주기도 했지만, 1회차 금, 토 경주에서는 추입 2연승으로 이름값을 했다. 류재열도 인기순위 2위로 출전했던 1회차 금, 토 경주에서 2착을 지키며 결승까지 진출했다.

2회차에 출전했던 엄정일도 토요경주 3착으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으나 금, 일 경주에서는 특유의 추입력을 앞세워 2승을 챙겼다. 마크력이 탁월한 김형완도 1, 2회차에 연속출전해 2착 4회의 성적을 남겼다.

황인혁과 띠동갑인 같은 토끼띠로 세종팀 후배인 신인 구본광(27기 24세 세종)의 활약도 빛났다. 구본광은 2회차 13일 데뷔전에서 신양우를 멀찌감치 따돌리는 타종선행으로 첫 승에 성공했다. 인기순위 2위로 출전한 토요경주도 우승후보였던 임요한의 추입을 여유 있게 막아내는 막강 선행력을 과시했다.

구본광은 자기보다 훈련원 순위가 높았던 27기 동기 이성록, 김광오를 만난 15일 결승에서도 변함없이 선행을 고수했고 200m 랩타임에서 우수급 강자들의 시속을 능가하는 11초47로 끊으며 전망을 밝혔다.

예상지 경륜박사 박진수 팀장은 “수년간 경륜장을 호령했던 87년생들은 36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10명의 선수들이 현재도 특선급을 유지하고 있으며 계묘년 시작과 함께 황인혁, 정종진이 차례로 결승전을 접수하는 등 올해도 변함없는 활약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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