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루이스’, 10초 만에 고품격 광고카피 추출”

입력 2023-02-27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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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이 자체개발한 AI 카피라이팅 시스템 ‘루이스’를 통해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 스마트TV를 활용해 루이스를 시연하고 있는 직원들. 사진제공|현대백화점

디지털 전환에 박차 가하는 현대백화점

카피라이팅 시스템 AI ‘루이스’ 도입
문학적인 20대 청년 콘셉트로 개발
타깃 연령대 맞춰 마케팅 문구 추출
업무시간 확 줄어…계열사로 확대
현대백화점이 3월 2일 대규모 인공지능(AI) 카피라이팅 시스템 ‘루이스’를 정식 도입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 그룹 내 정보기술(IT) 기업 현대IT&E가 직접 개발했으며, 백화점 업계에서 마케팅 글쓰기에 최적화된 AI 시스템을 실무에 투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루이스는 대규모 AI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해 사람처럼 문장 및 문맥을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으며, 이에 감성적이고 창의적인 작문도 가능하다. 네이버의 AI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를 기본 엔진으로 사용한다. 하이퍼클로바는 미국 오픈AI의 GPT-3 대비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이상 학습해 우리말을 가장 잘 이해하고 구사하는 대규모 AI로 알려졌다.

광고 카피와 판촉행사 소개문 등 마케팅 문구 제작에 특화됐으며, 최신 마케팅 문구를 집중적으로 학습시킨 게 차별점이다. 문학 작품을 사랑하고 마케팅 트렌드에 관심이 많은 20대 청년을 콘셉트로 개발했다. 루이스라는 이름도 명료하고 문학적인 문체로 유명한 ‘나니아 연대기’의 작가 C.S. 루이스에서 착안해 감성을 자극하는 글쓰기를 즐긴다는 뜻에서 붙여졌다.

현대백화점이 최근 3년간 사용한 광고 카피, 판촉행사에서 쓴 문구 등에서 고객 호응을 얻었던 데이터 1만여 건을 집중적으로 학습했다. 현대백화점이 추구하는 감성, 고급 언어, 세련된 뉘앙스 등에 가장 부합하는 문구 특징을 익히기 위해서다. 향후 3년치 데이터를 추가 학습시키는 고도화 작업도 추진할 계획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평균 2주 업무시간, 3시간 이내로 단축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행사 참여 브랜드와 테마·시즌 등 핵심 키워드를 입력하면 10초 안에 제목과 본문으로 조합된 카피들이 추출된다. 예를 들어 한섬의 고급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와 ‘봄 메이크업’을 입력하면, ‘봄날의 피부를 깨우다 - 다가오는 봄, 꽃처럼 화사하게 피어나는 피부를 위해 오에라가 새로운 스킨케어를 제안합니다’라는 카피가 생성된다. 키워드를 추가하거나 바꾸는 식으로 다양한 제목과 본문 조합을 생성할 수 있다.

아울러 타깃 연령대를 고려해 문구의 톤과 어투를 조절하기도 한다. ‘아트페어’ 타깃을 20대로 설정하면 ‘인싸가 되고 싶다면 현백으로 모여라’가 생성되고, 50대로 타깃을 바꿀 경우에는 ‘예술이 흐르는 백화점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로 결과가 달라진다.

2월 초부터 현대백화점 내 커뮤니케이션팀 등 관련 부서 120여 명의 테스트를 거쳤다. 행사 기획의도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등을 외부 전문 카피라이터와 소통하고 1차 카피를 도출하는 데 통상 2주 가량 걸리던 업무시간이 평균 3시간 내로 줄어 카피라이팅 관련 업무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향후 배너 광고와 상품 소개 페이지 등 마케팅 문구 생성에 최적화된 e커머스(전자상거래) 버전을 추가 개발해 그룹 계열사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김성일 현대백화점DT추진실 전무는 “이번 AI 카피라이터 도입으로 직원들이 보다 창의적인 업무에 몰두하는 효과는 물론, 고객에게는 현대백화점만의 따뜻한 감성과 품격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는 메시지를 더욱 일관되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최신 기술을 선제적으로 응용하고 도입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과 업무혁신은 물론, 백화점의 디지털 전환 트렌드를 선도할 것”이라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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