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런 증상들을 방치할 경우 불임이나 난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중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가 자궁근종이다. 자궁의 근육층에 생기는 종양으로 30~45세의 가임기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며, 특히 40세 이상 여성에서는 절반 이상이 자궁근종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발생한 위치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분류가 가능한데 자궁벽 안에 발생하는 근층내근종, 자궁 바깥쪽 장막 아래에 발생하는 장막하근종, 그리고 자궁 근육층 위에 있는 내막에 발생하는 점막하근종으로 구분된다. 이 중 점막하근종이 가장 예후가 좋지 않으며, 크기가 작다 하더라도 출혈과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 임신 유지를 불안하게 만들고 난임과 불임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자궁근종의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다만 여러 연구를 통해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궁의 평활근을 이루고 있는 세포의 비정상적인 증식과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 그리고 유전적 요인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악성종양일 확률보다 양성종양일 확률이 높고, 근종의 크기가 크지 않고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을 경우에는 즉각적인 치료를 시작하는 것보다는 경과를 관찰하면서 추적검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 그리고 근종의 크기가 5cm 이상이거나 발생한 위치가 좋지 않을 경우에는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치료는 크게 수술적 방법과 비수술적 방법으로 나뉘는데, 수술적 방법의 경우 자궁근종절제술, 자궁근종용해술 등이 있으며 전통적인 방법인 자궁절제술과 자궁적출술이 있다. 최근에는 이런 개복수술 대신 최소 절개로 이루어지는 로봇수술을 통한 근종 제거방법이 개발되면서 환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다만 임신 계획이 있는 여성이라면 더더욱 신중해야 한다. 수술적 요법은 환자에게 육체적, 정신적 부담을 안겨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고강도 집속 초음파를 복부에 투과 시켜 혹을 괴사 시키는 비수술적 요법인 하이푸 시술이 등장하면서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최동석 최상산부인과 대표원장은 “불임과 난임, 반복적인 유산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자궁근종은 가임기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자궁과 난소의 기능을 보존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이푸 시술은 고강도의 초음파 에너지를 이용한 치료 방법으로, 수술 과정에서 발생하는 단점을 극복하고 정상 자궁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어 가임기 여성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궁근종은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내다가 검진 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만약 생리통이 심하거나 생리불순을 겪고 있거나 가족 중에 자궁근종이 있었던 사람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