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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4일 “김상식 감독이 사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 감독은 2차례에 걸쳐 사임의 뜻을 전했고, 구단과 모기업(현대자동차)으로 이어진 프로세스가 다소 늦어지긴 했으나 3일 늦은 오후 최종 결정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김 감독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FC서울과 ‘하나원큐 K리그1 2023’ 11라운드 원정경기를 대비, 4일 완주군 클럽하우스에서 진행된 풀 트레이닝에 앞서 선수단에 이별을 공지했다.
이로써 2009시즌을 앞두고 전북 유니폼을 입으며 시작한 녹색군단과 김 감독의 긴 여정은 14년 만에 마침표가 찍혔다. 2013시즌까지 현역으로 활약한 그는 2014년 6월부터 2020년까지 코치로 최강희 전 감독, 조세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을 보좌했고 2021년부터 제6대 사령탑에 올라 임무를 수행했다.
김 감독과 전북의 결별은 뜻밖의 소식은 아니다. 조짐은 있었다. 올 시즌 극심한 부진에 휩싸인 전북은 홈 관중의 외면을 받아왔다. 경기력과 결과 모두 잡지 못한 채 10라운드까지 소화한 ‘하나원큐 K리그1 2023’에서 6패(3승1무·승점 10)를 기록, 어느새 강등권인 10위로 내려앉았다.
사진출처 | 전북 현대 SNS
역대 최악의 위기 속에서 구단을 성토하는 목소리와 비판이 쏟아졌고, 코칭스태프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됐다. 그러나 구단은 이별을 좀처럼 결정하지 못했다. 전북의 전성시대를 함께 한 레전드를 쉽게 버릴 수 없었다.
김 감독은 선수로 2회(2009·2011), 코치로 6회(2014·2015·2017·2018·2019·2020) K리그정상에 올랐고 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2016년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평정했다. 2020년에는 리그와 FA컵을 모두 쟁취하는 ‘더블’에 일조했다. 이어 감독으로 팀을 이끈 2시즌 동안 K리그1과 FA컵을 1회씩 우승시켰다.
그러나 올 시즌은 유난히 안 풀렸다. 먼저 김 감독이 성적의 책임을 짊어졌다.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8라운드(2-0 승)에서 항의를 하다 퇴장 당한 그는 자신이 벤치를 지키지 못한 대전하나시티즌과 홈 9라운드에서 1-2로 패한 직후인 지난달 29일 처음 구단에 사퇴 의사를 전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다만 이때는 사퇴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람을 신중히 대하고 최대한 지원을 하라”는 모기업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30일 강원FC와의 홈 10라운드(0-1 패)가 끝난 뒤 다시 한 번 자신의 의지를 전했고 자유인으로 돌아갔다.
한편, 김 감독과 함께 한 김두현 수석코치에게 임시 지휘봉을 맡길 전북은 외국인 감독이 포함된 폭넓은 후보군을 대상으로 신임 사령탑 선임 작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