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1000만 감독 ‘드림’ 힘겹네
‘1000만 감독’ 타이틀도, 톱스타의 이름값도 전혀 통하지 않았다. 역대 개봉작 흥행 2위에 오른 ‘극한직업’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의 새 영화 ‘드림’(제작 옥토버시네마)이 기대 속에 공개됐지만 부진한 성적으로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높은 기대가 오히려 독이 됐다는 일부 시선도 나온다.
한국 국가대표팀의 홈리스 월드컵 출전기를 그린 박서준·아이유 주연의 ‘드림’은 지난달 26일 개봉해 9일까지 98만 관객(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모으는 데 그쳤다. 같은 날 개봉한 애니메이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와 한 주 뒤에 개봉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3’가 각각 183만 관객을 넘게 모으며 200만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는 것과 전혀 다른 분위기다.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동물소환 닌자 배꼽수비대’(짱구는 못말려)를 근소하게 앞서며 박스오피스 3위를 지키고 있지만, ‘짱구는 못말려’가 전체 6.4%에 불과한 좌석점유율로 8.1%의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달리 전체 12%가 넘는 좌석으로 5% 남짓한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17일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24일 ‘인어공주’ 등 할리우드 대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어 사실상 손익분기점(220만 명) 돌파도 불가능해졌다.
관객의 평가도 냉정하다. 개봉 첫날부터 CJ CGV의 실관람 평점 ‘골든 에그’ 지수가 90% 밑으로 떨어졌고 현재 88%를 기록 중이다. 현재 박스오피스 5위권에 오른 영화 중 유일하게 90% 이하를 받았다.
‘극한직업’에서는 한국영화 특유의 신파를 배제하고 웃음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후반부에 짙게 녹인 감동코드로 코미디 영화로써의 매력을 떨어뜨렸다는 반응도 나왔다. SNS와 왓챠피디아 등 영화 평점 플랫폼 등에는 “‘극한직업’ 같은 영화를 기대했지만 실망했다” 등의 평가가 쏟아졌다.
주요 등장인물이 너무 많다는 것도 약점으로 꼽혔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스포츠동아에 “영화는 박서준과 아이유 ‘투톱’으로 홍보됐지만 두 사람뿐 아니라 축구팀 선수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까지 모두 조명하는 멀티캐스팅 영화”라며 “주인공 중심의 이야기를 기대하고 극장에 갔던 관객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