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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야구, 농구 등 각 스포츠종목 분석을 판매하는 이 사이트에 게재된 김 분석관의 소개글은 “‘병수볼은 제가 잘 아는 축구입니다. 결장 정보까지 올-킬을 자신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감독과 친분이 업체 홍보에 활용됐다고 볼 수 있다.
구단 내부자가 베팅 관련 업체에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심각한 행위다. 민감한 내용이 유출될 수 있어서다. 과거 해설위원으로도 활동한 김 분석관은 4일 업무를 시작했고, 9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정식 등록됐다.
수원 구단은 “김 분석관이 2016년까지 활동하다 이후 고문으로 있었다. 이 때는 글을 직접 쓰지 않았는데, 업체가 김 분석관의 이름을 도용해 글을 올렸다. 본인은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업체에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자 김 분석관과 관련한 모든 콘텐츠는 삭제됐다.
대충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수원이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고, 김 분석관이 명의도용을 몰랐다고 해도 책임을 모두 회피할 순 없다. 소비자 기만이다. 그가 제공한 정보라고 믿고 분석을 구매한 이들이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 손해배상 소송이 따를 수 있다.
업체 측은 “김 분석관이 2014년부터 축구콘텐츠팀장으로 일했고, 2017년 고문으로 전환했다. 글은 직원이 쓰면 김 분석관이 검수해 본인 계정에 올리는 구조였는데, 바쁘면 검수를 받지 않고 올리곤 했다. 구단 합류를 파악하지 못해 빚어졌다”고 인정했다.
게다가 김 분석관은 업체로부터 매월 금전적 보상을 받았다. 그의 이름으로 된 글이 몇 개든, 같은 액수가 지급됐다. 업체는 ‘고문료’라고 설명했다. 정보 제공의 대가가 아니라고 강조하려는 의도지만, 통장에 돈이 입금됐는데도 “몰랐다”는 김 분석관의 설명은 찜찜하기만 하다.
프로축구연맹도 파장을 예의주시하며 “내부자 행위를 명확히 살피고, 불법 소지가 있는지 파악하고, 관련 규정을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분석관을 둘러싼 사태에 대해 김 감독은 “인터넷을 살피지 않아 정확한 상황을 모른다. 구단이 파악 중인 것으로 안다”는 답변만 남겼다.
수원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