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한 아파트 정문에 걸린 플래카드
‘운촌마리나 개발사업’ 관련 자료 요구
국민의힘 소속 유점자 부산 해운대구의회 의원(해운대 좌동)이 지역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갑질을 했다는 주장과 함께 사퇴를 요구하는 플래카드까지 걸리며 파문이 일고 있다.이 일은 유 구의원이 해운대구 A아파트를 찾아가면서 발생했다.
16일 A아파트 관리실 관계자에 따르면 5월 초순 경 유 구의원이 찾아와 ‘운촌마리나 개발사업’과 관련한 자료를 요구했다. 사전 전화나 연락없이 불쑥 찾아온 유 구의원은 ‘마린시티 내 다른 단지들은 모두 개발사업을 반대하는 입장인데 이 아파트만 찬성한다는데 맞는지 확인하러 왔다’ ‘주변에는 반대하는 데 여기만 찬성을 했을 경우 나중에 좀 곤란한 입장이 되지 않겠느냐?’라는 강한 어조의 말과 함께 답변과 자료를 요청해 위압감과 불쾌감을 느꼈다는 것.
당시 관리실 관계자는 위원회가 ‘제48조(서류제출 요구) 제1항의 요구를 할 때에는 지방의회 의장에게 그 사실을 보고해야 한다’라고 된 내부 지침에 근거해 자료를 공개할 수 없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유 구의원은 입주자 대표회장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달라고 요구하며 30여분간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돌아갔다고 한다.
진인성 아파트 입주 전체관리인은 “개인의 의견에 따라 찬성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반대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인데 찬성한다는 이야기만 듣고 불쑥 찾아와 항의식 발언을 하는 통에 관리사무소 직원이 응대하느라 30~40분가량 다른 업무를 보지 못했다”면서 “심리적인 위협감을 느낀 당사자에게 사과를 하거나 구의원의 자질이 없으면 사퇴를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아파트 동대표와 입주민들은 회의를 통해 이러한 뜬금없는 상황을 명백한 위계에 의한 ‘갑질’이라고 판단해 아파트 앞에 ‘갑질한 유점자 구의원은 즉각 사퇴하라’는 내용을 담은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해당 관리사무소 직원과 아파트 입주민은 유 구의원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스포츠동아는 유 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의회 사무실과 개인 전화로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한편 운촌마리나 개발사업은 국비와 민간자본 등 851억원을 들여 매립지를 포함한 동백섬 일대 터 12만 4085㎡에 클럽하우스와 주차장, 요트계류장 등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길이 335m의 다목적 방파제 건설도 포함됐다.
특히 이 사업은 저지대 침수 환경 훼손 등을 우려한 주민과 상권 활성화 등을 요구하는 주민 사이에 찬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스포츠동아(부산) | 김태현 기자 localbu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