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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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는 올 시즌 개막 이전 탄탄한 선발진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데이비드 뷰캐넌~앨버트 수아레즈의 원투펀치와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낸 영건 원태인, 백정현 등 확실한 선발투수 4명의 존재는 든든했다. 오리무중이던 5선발 자리만 해결되면 남부럽지 않은 마운드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그 계획은 다소 꼬였다. 이달 초까지도 확실한 5선발을 찾지 못했다. 양창섭(4경기), 장필준, 황동재(이상 2경기), 이재희, 허윤동, 최하늘, 김대우(이상 1경기) 등이 번갈아 그 자리를 채우려 했으나, 김대우를 제외한 그 누구도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따른 불펜 소모도 커지면서 적지 않은 후유증에 시달렸다.

다행히 국군체육부대(상무)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최채흥(28)의 등장으로 어느 정도 해결의 기미가 보인다. 최채흥은 2경기에 선발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ERA) 4.50의 성적을 거뒀다. 2020년 규정이닝을 채우며 11승(6패)을 거둔 경험이 있는 만큼 선발진의 한 자리를 꿰차기에 손색이 없는 자원이다.

최채흥은 복귀전이었던 1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5.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4일 휴식 후 등판인 18일 수원 KT 위즈전에선 4.2이닝 10안타 5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구위는 확인했으니 주 2회 등판까지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컨디션을 올리는 게 급선무다.

또 다른 과제는 수아레즈의 각성이다. 수아레즈는 지난 시즌 2.49의 ERA와 19차례의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에도 불구하고 6승(8패)에 그친 불운의 아이콘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12경기에서 2승5패, ERA 4.79로 신통치 않다. 특히 최근 6경기에서 평균 8.5안타를 허용하는 등 타자들에게 공략당하는 빈도가 늘었다. 지난해 0.230에 불과했던 피안타율도 올해는 0.309로 나빠졌다. 16일 수원 KT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은 긍정적이다. 최채흥의 복귀로 구색을 갖춘 만큼 수아레즈가 힘을 내면 꿈꿨던 완전체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