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연.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물론 익숙함이 성과를 보장하진 않는다. 세계에서 축구를 가장 잘하는 나라들이 경쟁하는 월드컵은 철저히 성적으로 희비가 엇갈린다. 지소연에게는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일 수 있다. 30대 중반에 열릴 다음 대회 때는 선수생활 지속 여부도 장담하기 어렵다.
콜린 벨 감독(잉글랜드)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에 뽑혀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연일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지소연은 3일 “더운 날씨 속에 뛰는 것이 쉽지 않지만 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분위기도 좋다”며 “최대한 높이 올라가려 한다. 4년 전 대회보다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싶다. 우리는 준비가 됐고, 멋진 경기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대표팀은 지난달 18일부터 마지막 소집훈련을 진행 중이다. 대회 최종 엔트리(23명)를 추리는 과정으로,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이티와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 뒤 10일 호주로 출국한다.
조별리그 H조에 편성된 한국은 25일 시드니에서 콜롬비아, 30일 애들레이드에서 모로코와 잇달아 격돌한다. 이어 다음달 3일 브리즈번에서 독일과 최종전(3차전)을 펼친다. 16강에 오르려면 1·2차전에서 승부를 내야 한다. 컨디션과 체력을 콜롬비아전에 정점으로 맞춰야 한다.
A매치 144경기(66골)에 나선 베테랑 지소연도 체력의 중요성을 오랜 국제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그는 “유럽에서 뛰며 느낀 점은 높은 강도 속에서 얼마나 압박을 가할 수 있느냐였다”며 “체격이 좋은 콜롬비아는 대인방어가 쉽지 않다. 협력수비로 차단하고, 빠른 역공으로 완벽하지 않은 상대의 수비조직을 뚫어야 한다. 다행히 선수들의 체력이 많이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2006년 A매치에 데뷔한 지소연은 한국여자축구의 간판이다. 공격수로, 때로는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2차례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2015년 캐나다대회(16강), 2019년 프랑스대회(조별리그 탈락)를 누볐다. 이번 호주·뉴질랜드대회에서 신명 나는 ‘라스트댄스’를 꿈꾼다.
지소연은 “동료들 절반 이상이 2010년(독일 U-20 여자월드컵·한국 3위)부터 10년 넘게 함께 했다. ‘황금세대’의 마지막이 될 월드컵이다. 우리는 더 성숙해졌고, 서로를 더욱 잘 알게 됐다. 월드컵을 오래 즐기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여기에 딱 하나 욕심을 보탠다면 월드컵 필드골이다. 지소연은 코스타리카와 캐나다대회 조별리그 2차전(2-2 무) 전반 21분 페널티킥으로 득점했으나, 아직 필드골은 없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