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기준금리 인상 재개…22년 만에 최고 수준 기록

입력 2023-07-28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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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스텝 단행…연5.25∼5.5%
금리 인하 가능성 “올해는 아닐 것”
한·미 금리 격차 2%p…역대 최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7일(한국시간)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했다.

6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해 지난해 3월부터 15개월 간 이어진 공격적 인상 행보를 마무리 하고 숨고르기에 나선 바 있지만, 이날 다시 인상을 재개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5.00∼5.25%에서 연 5.25∼5.50%로 상승해 닷컴버블 붕괴 직전인 2001년 3월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최근 몇 달 간 일자리 증가세가 견고하고 실업률 또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물가 상승 수준은 여전히 높다”고 금리 인상 이유를 밝혔다. 11일 발표된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 상승했다. 상승률은 2021년 8월 이후 가장 낮았고, 5월에 이어 2개월 연속 둔화된 것이지만 연준의 목표치인 2%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치다.

기준금리가 동결 후 다시 상승한 만큼 향후 전망에도 관심이 쏠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9월 기준금리 인상과 동결의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으면서도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올해는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금리 격차가 2.00%p로 역대 최대치로 벌어진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이 경우 국내 증시와 채권 시장 등에서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자본이 대거 유출되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또 환율 급등으로 인해 수입 물가가 오르고,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이에 정부도 금융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정부는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대응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한·미 금리차가 2.00%p까지 확대돼 불확실성이 다소 확대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도 있지만, 자본 유출입과 환율 변동의 경우 금리차뿐 아니라 국내 경제·금융 상황, 글로벌 경제·금융 여건 등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는 게 일반적인 평가”라며 “외국인 투자자금은 순유입이 지속되고 있고 환율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외화자금 시장 역시 양호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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