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버스’, 지금까지 이런 예능은 없었다

입력 2023-08-1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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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넷플릭스

▶연애 예능프로그램 촬영이 한창인 서울 홍대 인근의 한 카페. 참가자 중 한 명이 좀비로 변해 사람들에 달려들자 촬영장은 아수라장이 된다. 모니터실에서 ‘리액션’에 열을 올리던 방송인 노홍철, 박나래, 배우 이시영 등은 혼비백산해 밖으로 나선다. 하지만 길거리는 이미 좀비로 가득 차 있고, 이들은 생존을 위해 무작정 뛰기 시작한다.

좀비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라 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예능프로그램 ‘좀비버스’의 내용이다. 프로그램은 국내 리얼리티 예능 최초로 좀비를 전면에 내세워 한국뿐 아니라 해외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출연자들은 인천 월미도에 있는 대피선으로 향하면서 각종 돌발 상황을 헤쳐 나간다. 자동차에 주유하기 위해 ‘양동작전’을 펼치고, 생필품을 구하려고 마트를 탐색하는 등이다. 좀비에 감염되면 탈락하는 시스템 때문에 출연자간에 묘한 긴장감과 경쟁 구도도 생긴다.

비록 한국에서는 낯선 포맷이지만, 출연자와 시청자의 몰입을 끌어올리는 장치도 다채롭게 준비했다. 박진경 책임프로듀서는 “‘지금 우리 학교는’ 미술팀, ‘킹덤’의 액션 안무가와 단역배우들 등 한국의 좀비 콘텐츠 관련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했다”면서 “제작진 개입을 배제하고, 출연자의 도덕적 딜레마를 시험하는 상황도 곳곳에 심어 다양한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OTT 특성을 살려 출연자들이 대형 마트, 놀이공원 등에서 100여 명에 달하는 좀비와 대치하며 욕설을 내뱉거나 화내는 장면도 고스란히 살렸다.

다만 ‘세계관’이 아직 허술하고, 예능적 재미를 위한 설정이 리얼리티 포맷의 매력을 해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 장면에서 좀비들이 출연자의 힘에 밀리거나 적극적으로 공격하지 않는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특히 좀비 소재가 익숙한 해외 시청자들은 “좀비가 출연자들을 봐주는 것 같다”, “기대보다 싱거운 전개” 등 실망했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이에 콘텐츠는 미국 리뷰 사이트 IMDb에서 10일 오전까지 183명의 이용자로부터 10점 중 4.2점을 받는 데 그쳤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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