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신부전, 투석 치료 불가피…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의 차이점 [건강 올레길]

입력 2023-08-15 12: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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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정 원장

국내 만성 신장질환 환자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만성 신장질환 환자는 2018년 22만6800여 명에서 2021년 27만7200여 명으로 3년 만에 22%나 증가했다. 신장은 혈액 속 노폐물과 수분을 거르고 혈압을 조절하며 적혈구를 만드는 중요한 기관인데, 신장질환으로 인해 3개월 이상 신장 기능이 감소한 상태가 유지되면 이를 만성 신질환이라 한다. 만성 신질환이 계속 진행되면 투석치료나 신장이식이 필요한 단계에 이르는데 이 상태를 말기 신부전이라고 한다.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 가장 바람직한 치료법은 단연 신장 이식이지만,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 수에 비해 공여 신장의 수가 많이 부족해 환자들은 오랜 기간 기다려야만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환자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치료가 투석 치료다. 투석 치료는 신장을 대신해 혈액 속 노폐물을 제거하고 수분 균형을 맞춰주는 치료로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으로 나뉜다.

혈액투석은 환자의 혈액을 투석 기계로 보내 노폐물과 부종을 거른 뒤 다시 체내로 혈액을 돌려보내는 치료다.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하여 인공신장기기를 이용해 투석을 진행하는데 사람마다 다르지만 주3회, 1회당 4시간가량 치료를 반복해야 한다. 팔의 혈관을 통해 혈액을 인공신장기로 보내고 투석이 끝난 혈액을 다시 체내로 돌려보내는데 분당 200ml 이상의 혈액을 이동하기 위해서는 동정맥루라는 혈관 접근로를 만들어야 한다.

동정맥루는 자가 혈관이나 인조혈관을 이용해 동맥과 정맥을 이어 만드는데 말기 신부전 환자는 투석 치료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미리 수술을 진행하여 동정맥루를 형성하고 이를 관리하며 사용하게 된다. 갑작스럽게 혈액투석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목의 혈관에 카테터를 삽입하여 투석을 진행하기도 한다.

혈액투석은 투석을 받지 않는 시간에는 목욕이나 수영 등도 할 수 있으며 비교적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지만 매일 투석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음식물, 수분 섭취를 조절해야 한다. 혈액투석을 위해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기 때문에 상태 변화를 보다 잘 확인할 수 있고 투석 시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바로 의료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복막투석은 병원에 가지 않고 배에 삽입한 투석관을 이용하여 스스로 하루 4차례 투석을 진행한다. 수술로 복막 투석 도관을 삽입하면 이후 투석액을 주입하여 수분과 노폐물을 거르게 된다. 복막투석을 하면 월 1~2회 정도만 병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스케줄 관리가 더욱 자유로우며 혈액투석에 비해 식이요법, 수분 제한 등의 부담이 덜하나 스스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 감염될 우려도 존재한다.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은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환자의 신장 상태나 혈관 상태, 생활환경이나 직업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적절하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떠한 투석 방법을 선택하든 말기신부전 환자는 언제나 감염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므로 항상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며 식이요법도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다년간 진료 경험을 보유한 투석 전문 의료진이 상주하고 있는 의료기관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투석 치료를 안전하게 받기 바란다.

인천수내과 유수정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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