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옜다 영치금“, ‘돈쭐 조롱’ 당한 유아인 구속 여부 주목 [종합]

입력 2023-09-21 14: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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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돈다발’ 세례를 받았다.

유아인은 21일 오전 피의자심문을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했다. 이후 2시간가량 피의자심문을 마친 유아인은 취재진에 “증거 인멸은 사실이 아니다. 사실대로 법정에서 잘 진술했다”고 검찰 주장을 부인했다. 이때 유아인을 향해 한 시민이 영치금에 쓰라며 지폐 다발을 뿌렸다.
앞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강력범죄수사부(신준호 부장검사)는 18일 유아인에 대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범인도피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인 최모 씨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당시 검찰은 “유아인이 소위 ‘병원 쇼핑’을 통해 상습적으로 의료용 마약류를 불법 투약하거나 타인 명의로 마약성 수면제를 불법 취득하고 최씨 등과 집단으로 ‘해외 원정‘을 다니며 마약류를 투약해왔다”며 “공범 및 주변인들과 수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증거를 인멸하고 공범을 해외로 도피시키거나 진술 번복을 회유·협박하는 등 사법절차를 방해한 중한 죄질의 범행으로 판단했다”고 구속영장 청구 이유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유아인은 2020년부터 서울 일대 병원에서 미용 시술의 수면 마취를 빙자해 200여 차례, 총 5억 원 상당의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를 상습적으로 매수·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수십 차례에 걸쳐 타인 명의로 수면제 약 1000정을 불법 처방받아 투약하고, 지난 1월 지인 최 씨 등 4명과 미국에서 코카인·대마 등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유아인에 대해 구속영장이 한 차례 청구됐으나, 법원은 증거 인멸이나 도망의 염려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지난 5월 기각했다. 이후 사건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검찰은 약 3개월간 보완 수사 끝에 유아인이 지인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하거나 미국 현지에서 일행에게 대마 흡연을 강요한 혐의를 추가 적발했다.



최 씨 역시 유아인과 자신의 범행을 숨기려 공범을 해외로 도피시키거나 진술을 번복하라고 회유·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주장과 달리 유아인은 국과수(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사를 통해 검출된 마약 성분에 일련의 혐의 부인하고 있다. 상습적인 프로포폴 투약 혐의에 대해서도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아인은 3월 경찰 소환 조사 당시 “경찰 조사에서 내가 밝힐 수 있는 사실은 그대로 말했다. 불미스러운 일로 이런 자리에 서서 그동안 나를 사랑해준 많은 분에게 큰 실망을 안긴 점 깊이 반성한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경찰 조사 과정 내용과 질의에 대해서는 “언론을 통해 알려진 사건 경위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내가 밝힐 수 있는 선에서 사실대로 내 입장을 전했다. 사실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그 내용을 직접 언급하기에는 조심스럽다”고 이야기했다.

유아인은 “개인적으로 내 일탈 행위로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자기 합리화라는 잘못된 늪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 입장 표명이 늦어진 부분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이런 나를 보는 게 많이 불편하겠지만, 나는 이런 순간을 통해 그동안 살아보지 못한 진정하게 건강한 순간을 살아볼 기회로 삼고 싶다. 실망을 안겨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 숙여 거듭 사과했다.



소명한 내용에 대해서는 “밝힐 수 있는 부분은 다 밝혔다. 다만, 아직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구체적인 답을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후 첫 구속영장 청구 실질심사 당시 취재진에는 “(마약 투약 관련) 혐의를 상당 부분 인정하고 있다. 다만, 공범을 도피시키려는 일은 전혀 시도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영치금에 쓰라며 돈다발까지 받은 유아인 이미지는 쉽게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약은 검사를 통해 검출된 부분이라 어떤 부분을 해명해도 몸에서 검출된 성분을 부정하기는 힘들다. 그렇기에 쟁점은 상습 투약과 증거 인멸, 범인 도피 등 오히러 더 무거울 수 있는 행위 여부다. 이 부분이 구속 여부를 결정하고 향후 재판에서도 주요 쟁점될 전망이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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