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희(왼쪽), 신유빈. 사진 | 뉴시스
한국탁구는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전지희(31·미래에셋증권)-신유빈(19·대한항공·세계랭킹 1위)의 여자복식 금메달을 앞세워 금 1, 은 2, 동메달 5개로 종합 2위에 올랐다. 2002년 부산대회 남자복식 유승민-이철승과 여자복식 석은미-이은실의 금메달 이후 21년 만에 금맥을 캐 의미가 컸다. 오광헌 여자탁구대표팀 감독은 “탁구 최강국인 중국에서 태극기를 가장 높은 곳에 올리고, 중국인들에게 애국가를 들려줄 수 있어 기뻤다”고 감격해했다.
5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보여준 경쟁력을 9월 평창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항저우아시안게임으로 꾸준히 이은 덕분이다. 특히 더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전지희-신유빈과 장우진(28·무소속)-임종훈(26·한국거래소·1위)이 남녀복식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따낸 데 이은 성과라 더욱 값지다.
다만 중국 극복은 여전한 과제다. 대회마다 대진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결국은 단식에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대한탁구협회 내부적으로도 “남자부는 세계 4위, 여자부는 세계 8위”로 평가하고 있다. 복식에선 경쟁력을 입증했지만, 단식은 아직도 약해서 세계 최정상 전력이 아니라는 의미다. 더반과 평창에서 모두 단식 입상에는 실패한 게 단적인 사례다.
뎁스 강화도 과제다. 신유빈은 물론 베테랑 전지희, 서효원(37·한국마사회), 장우진 등에 버금가는 선수들을 더 많이 키워내야 한다. 신유빈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재능을 꽃피웠지만 대회가 원래 일정대로 지난해에 열렸더라면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한국탁구는 항저우의 성공에 취하지 않고 벌써 내년 파리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다. 파리에서 만리장성을 넘기 위해선 단식 경쟁력과 뎁스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