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없이 추락하는 제주…안일한 선수운용이 부른 ‘파이널B’

입력 2023-10-12 16: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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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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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나이티드는 최악의 흐름을 깰 수 있을까.

제주는 상위권이 익숙했던 팀이다. 남기일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20시즌 K리그1 승격을 이뤘고, 이듬해 4위를 차지하며 K리그1 상위그룹에 정착하는 듯했다. 2022시즌에는 5위로 아쉽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에 실패했지만, 언제든 4강을 위협할 수 있는 다크호스였다.

하지만 올 시즌 제주는 험난한 여정을 보내고 있다. 4월 5연승을 거두며 상위권으로 도약하는가 싶었지만, 여름부터 급격하게 하향곡선을 그렸다. 6월 10경기 무승에 이어 최근 7경기 1무6패에 그치며 정규 라운드를 9위로 마쳤다. 게다가 승점이 35에 불과해 10위 수원FC(승점 31), 11위 강원FC(승점 26), 12위 수원 삼성(승점 25)과 강등권 경쟁도 안심할 수 없다.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전력 유출이다. 2023시즌을 앞두고 득점왕 주민규와 공격의 핵 제르소가 이적하면서 창은 무뎌졌고, 윤빛가람까지 떠나면서 중원은 활력을 잃었다. 여기에 여름이적시장에선 프랜차이즈 스타 안현범의 이적과 이창민의 군 입대까지 이어졌다.

부상 불운까지 겹쳤다. 개막전에서 부상을 입은 주장 최영준은 시즌 대부분을 뛰지 못했고,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구자철 또한 100% 컨디션이 아니었다. 선수단 부족으로 여름에는 훈련 소화가 어려워 학생선수까지 불러 함께해야 할 정도였다.

미온적인 영입정책이 화를 불렀다. 주민규~제르소~윤빛가람 등 공격의 핵들을 떠나보낸 만큼 ‘대체자 확보’는 필수였다. 하지만 이들의 대체자인 유리 조나탄은 주민규만큼의 위력을 떨치지 못했고, 헤이스 역시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장기적 관점의 선수단 운용이 이뤄지지 못했다. 시즌 중반 부상으로 선수층이 얇아지면서 정상적 운용을 할 수 없었다. 부상으로 빠진 주전을 대체할 플랜B를 명확히 세우지 못한 끝에 파이널B(7~12위) 추락이라는 상황에 직면했다. 우선은 급할 불을 꺼야겠지만, 장기적 측면의 원활한 선수 수급과 보강이 절실한 제주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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