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11-1 승리를 거두며 2연패에서 탈출한 두산 이승엽 감독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이승엽 두산 감독의 고민 또한 커졌다. 12일 잠실 NC전에 앞서 남은 시즌의 성공을 위한 포인트를 묻자 “쳐야죠”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타선이 터지지 않다 보니 (투수들이) 빨리 무너지면서 힘든 경기가 많아진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을 굳게 믿고 힘을 실어주는 게 이 감독의 철학이지만, 운명의 승부처에서 타선의 부진이 이어지니 답답함을 느낄 법했다.
타자들이 이 감독의 마음을 읽은 것일까. 이날은 달랐다. 홈런 3방을 포함해 11안타를 몰아치며 팀의 11-1 승리에 앞장섰다. 8월 25일 잠실 SSG 랜더스전(10-1 승) 이후 첫 두 자릿수 득점이다.
특히 중심타자들이 클러치 능력을 보여준 사실이 고무적이었다. 2번 지명타자로 나선 외국인타자 호세 로하스는 0-1로 뒤진 1회말 동점 우월 솔로홈런(시즌 18호)을 터트린 데 이어 3회말 번트안타, 4회말 1타점 3루타를 날리는 등 3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3번타자 양석환은 1안타 2타점을 기록했고, 4번타자 양의지는 3-1로 앞선 3회말 좌월 3점홈런(17호)을 쏘아 올리며 일찌감치 승부의 추를 기울였다.
하위타선도 힘을 냈다. 7번타자 유격수로 나선 베테랑 김재호는 1-1이던 2회말 1사 1루서 1타점 좌익선상 2루타를 터트렸다. 이날의 결승타였다. 타격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던 8번타자 허경민은 6-1이던 4회말 3득점의 출발점이었던 좌월 솔로홈런(7호)을 날리는 등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마운드 또한 분발했다. 선발 장원준이 2.2이닝을 4안타 1탈삼진 1실점으로 잘 버틴 뒤 이영하가 3이닝을 2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승리의 주춧돌을 깔았다. 이병헌(1.1이닝)~최지강(0.1이닝)~박치국(0.2이닝)~홍건희(1이닝)도 제 몫을 했다.
이로써 5위 두산(72승2무65패)은 NC(73승2무65패)를 공동 3위에서 4위로 끌어내리는 동시에 0.5경기차로 바짝 압박했다. 2차례 맞대결을 남겨둔 3위 SSG 랜더스(73승3무64패)와 간격 또한 1경기차로 좁혔다. 두산은 13일 잠실에서 6위 KIA(71승2무68패)를 꺾으면 2년만의 가을야구 복귀를 확정할 수 있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