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원. 사진제공 | KLPGA
2021~2022시즌 각각 6승을 수확하며 2년 연속 상금·다승왕을 석권했던 ‘대세’ 박민지가 다소 주춤한 가운데 새로운 ‘넘버 1’ 영예는 투어 2년 차 이예원이 가져가는 분위기다. 올 시즌 KLPGA 투어에서 2승 이상을 챙긴 다승자는 총 6명. 이예원과 박지영, 임진희가 나란히 3승씩을 수확한 가운데 박민지 이다연 방신실이 2승 고지를 밟았다.
단연 이예원의 성적이 돋보인다. 다승 공동 1위에 올라있는 그는 상금과 대상 포인트에서 각각 13억2104만 원과 609점을 쌓아 각 부문 2위인 박지영(9억6522만 원), 임진희(521점)를 3억5582만 원, 88점 차로 멀찌감치 따돌렸다. 26일 시작되는 SK네트웍스·서울경제 클래식, 이어지는 S-OIL 챔피언십의 우승 상금은 각각 1억4400만 원과 1억6200만 원. 상금 2위 박지영이 두 대회 연속 우승한다고 해도 이예원의 현 상금을 넘을 수 없고 SK네트웍스·서울경제 클래식 1위에게 주어지는 대상 포인트가 60점임을 고려하면 이예원이 상금과 대상에서 얼마나 경쟁자들을 압도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이예원은 선수들이 가장 탐내는 타이틀인 평균타수에서도 70.6220타로 2위 김수지(70.7568타)를 제쳤다. 상금과 대상, 평균타수 등 주요 3개 타이틀에서 모두 1위에 랭크돼 있지만 2위 얼굴은 제 각각이다.
지난해 역대 최다인 3001점을 얻어 신인왕을 차지하고도 ‘우승 없는 신인왕’이란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얻었던 이예원은 올 4월 2023시즌 국내 개막전으로 열린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데뷔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뒤 승승장구하고 있다. 8월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에서 2승을 수확했고, 이달 8일 끝난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라 3승 고지를 밟았다.
무엇보다 꾸준하다는 점은 그의 가치를 더 높인다. 올해 출전한 26개 대회에서 3승과 함께 준우승도 3번, 3위도 1번 기록했다. 컷 탈락 대회는 단 1개뿐이고, 톱10에는 12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자기관리에도 철저해 기권은 단 한번도 없다.
게다가 큰 대회에서 유독 더 강하다. 4월 크리스에프앤씨 제45회 KLPGA 챔피언십에서 6위, 6월 DB그룹 제37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선 공동 6위에 올랐다. 8월 한화 클래식과 9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두 번 모두 공동 준우승을 차지했고 10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선 정상에 올랐다. 5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 1번을 포함해 모두 공동 6위 이내의 성적을 거뒀다.
투어 2년 차를 맞은 2023시즌, 새로운 투어 강자로 우뚝 선 이예원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