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문보경. 스포츠동아DB
문보경은 “돌아보면 아시안게임 결승전도 상당한 긴장감이 있었다. 그런데 올림픽 결승전을 뛰어본 선배들에게 물어보니 ‘KS가 더 긴장된다’고 하더라.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도 하다”며 웃었다. 이어 “타격감은 어떤 게 좋은 건지 헷갈린다. 지금 잘 맞으면 ‘KS에서 페이스가 떨어지면 어쩌나’ 싶고, 잘 안 맞으면 그것대로 또 스트레스다. 연습경기에선 나쁘지 않았다. 준비는 잘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문보경에게 포스트시즌(PS)은 아픔의 무대다. 지난해 PO에서 결정적 순간 보내기번트에 실패했다. 키움 히어로즈와 PO 3차전에서 4-6으로 끌려가던 8회초 무사 1·2루서 번트를 시도했으나 공이 떠 아웃됐다. 그 직후 덕아웃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당시에는 너무 정확하게 하려다 오히려 실수가 나왔다. 그 때 경험을 되살려 KS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기억은 모두 삭제하고 KS에 들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야구를 좋아하지만 아들의 경기를 보면 결과가 좋지 않아 잠실구장을 찾지 않는 아버지를 위해 KS 입장권을 준비했다. 결과를 떠나 아들이 KS 무대에 선 장면을 경기장에서 직접 보는 추억을 아버지에게 선물하고 싶어서다. 문보경은 “아버지가 경기장에 오신 날 잘하면 좋겠지만 그 자체도로 좋은 기억이 될 것 같아서 준비했다”며 “선수들끼리는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만 갖자고 의기투합하고 있다. 통합우승 외에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정상 등극을 향한 집념을 드러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