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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이 3라운드 들어 4승(1패)을 수확하며 상위권을 넘보고 있다. 시즌 초반의 부진을 딛고 상승기류를 타자 김호철 감독(58)도 선수들을 향해 웃음 짓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19일 화성종합체육관에서 벌어진 페퍼저축은행과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뒀다. IBK기업은행(승점 26·9승8패)은 4위로 올라서며 3위 GS칼텍스(승점 28·10승6패)를 바짝 추격했다. 승점 수확이 미흡했던 1라운드(2승4패)와 2라운드(3승3패)에 비하면 지금의 페이스로는 3시즌만의 ‘봄배구’ 진출에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
세터 폰푼(태국)과 공격수들의 호흡이 향상됐고, 미들블로커(센터) 최정민의 성장세가 어우러졌다. 지난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황민경의 가세 덕분에 과거보다 범실이 줄어든 점도 눈에 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범실 최소 부문 6위(740개)에 그쳤지만, 올 시즌에는 페퍼저축은행전까지 4위(296개)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사령탑도 올 시즌 선수들의 분전에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다른 팀 미들블로커들에 비해 단신인 최정민(180㎝)이 세트당 블로킹 리그 1위(0.91개)를 달리자 김 감독은 “이전까진 네트 앞에서 상대 공격수들을 쫓아다니기 급급했다. 그러나 이젠 발과 생각 모두 빨라져 블로킹에 가담하는 횟수가 많아졌다”고 칭찬했다. 시즌 초반 “호흡 문제는 세터와 공격수 중 어느 한 쪽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감쌌던 세터 폰푼을 향해서도 “폰푼이 선수들과 소통을 많이 하고 있고, 호흡 문제는 크게 없어 보인다. 알아서 잘할 것”이라고 신뢰를 보냈다.
물론 아직은 갈 길이 먼 IBK기업은행이다.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양강 체제에서 3위 GS칼텍스, 5위 정관장(승점 24·7승9패)과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선수들이 느슨해진 듯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김 감독이 호통을 치는 이유다. 페퍼저축은행전에서도 23-23으로 맞선 2세트 막판 작전타임을 요청해 “열심히 해! 배구는 열심히 하는 팀이 이겨”라며 선수들에게 집중력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나만큼이나 우리 선수들도 봄배구 진출 욕심이 강할 것이다. 다른 경기에서 경쟁팀이 지는 것을 바라기보단 우리가 확실하게 이겨서 승점을 쌓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