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소형준. 사진제공 | KT 위즈
지난해 5월 오른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KT 위즈 소형준(23)은 재활훈련에 한창이다. 2차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에선 하프피칭을 시작했다. 1차 캠프지인 부산 기장군에 12일 합류해 마운드가 아닌 평지에서 플랫피칭 단계를 밟다가 이번에는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해 5월 10일 수원 NC 다이노스전을 끝으로 수술대에 올랐으니 마운드에 오른 것은 무려 9개월여 만이다.
감회가 남달랐다. 그동안 마운드에 오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캠프 합류 후 동료들이 마운드 위에서 던지는 모습까지 빠지지 않고 지켜보면서 대리만족에만 그쳤다. 소형준은 “내가 오르지 못하니 다른 선수가 던지는 모습만 계속 봤다”며 웃은 뒤 “마운드에선 수술을 받고 나서 처음 던졌다. 생각보다 시즌 때만큼 좋은 느낌이 났다. 물론 50~60% 정도 힘으로 던졌지만 감각은 좋았다”고 밝혔다. 투구를 지켜본 KT 구단 관계자는 “다들 ‘정말 50~60% 정도가 맞느냐. 100% 아니냐’고 할 정도였다”고 귀띔했다.
구단에서 6~7월경으로 예측하고 있는 복귀 시점이 가까워지면, 감회는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한국시리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큰 무대에서 강심장을 자랑해 ‘빅게임 피처’로 불려왔지만 ‘새 시즌 복귀전에는 기분이 어떻겠느냐’는 질문에 “마치 신인 시절 데뷔전을 치르는 기분이 들 것 같다. 실제 데뷔전 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렀는데도 포수 미트만 보고 던졌다”고 답했다.
입단 후 첫 수술을 받은 만큼 이제는 더 이상 같은 부상을 당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더 커졌다.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는 이유다. 소형준은 “솔직히 불안감이 계속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던지면서 계속 이겨나가고 있다. 한 번 아파 보니 보강운동을 더 열심히 하게 됐다”며 “오랜만에 마운드에 올라 이제야 좀 야구선수로 다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운드에서 너무도 던지고 싶었다. 참고, 또 참고 참다가 올라 감격스러웠던 만큼 앞으로는 계속 마운드에서 던져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24일 일본 오키나와현 긴야구장에서 하프피칭을 시작으로 25일 회복훈련에 나선 소형준은 스프링캠프 동안 하프피칭 12회를 소화할 예정이다. 그는 “이 곳에선 계속 하프피칭을 소화하는 일정”이라며 “하프피칭을 하면서 점진적으로 투구수를 늘리고, 한국에 돌아가 병원 진료를 보고 다시 훈련하는 일정으로 (복귀 과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6~7월 복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훈련을 멈추지 않는다면 (예정대로 복귀가)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오키나와(일본)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