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박찬용.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 스틸러스 박찬용(28)은 K리그1 정상급 센터백이다. 일본과 한국에서 하부리그만 오가던 평범한 선수였지만, 2022시즌 포항 이적 후 잠재력을 꽃피우고 있다. 기량이 절정에 오른 시기에 김천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지만, 이를 아쉬워하는 대신 성장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다짐한다.
박찬용은 2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벌어진 김천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8라운드 홈경기에 선발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29일 입대를 앞두고 치른 고별전에서 0-0 무승부로 팀의 무실점을 이끌었다.
포항으로선 그동안 주축 선수들의 이적에도 든든히 팀을 뒷받침한 박찬용의 입대가 아쉽다. 팀이 올 시즌 최소 실점(6실점)과 함께 선두(5승2무1패·승점 17)를 달리고 있고, 박찬용도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어서다.
그래도 박찬용은 긍정적 마음가짐으로 입대를 준비 중이다. 2022시즌부터 입영원서를 넣었지만 번번이 낙방하면서 스트레스가 컸기에 올해 상무 입대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박찬용은 “상황에 상관없이 늘 포항에 도움이 되자는 생각만 했다. 마침 고별전에서 김천을 전력으로 상대했으니, 입대 후에도 포항을 맞아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밝혔다.
박찬용은 20일 김천전을 마친 직후 여수 본가로 이동했다. 그동안 축구에 전념하느라 지난 8개월간 포항 클럽하우스에서만 지냈지만 “입대 전 가족과 시간을 보내자”는 아버지의 성화에 여수행을 결정했다. 그러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서도 오로지 축구 생각뿐이다. 그는 “김천 입대 후 태극마크를 단 선수가 많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무게감까지 더해 꼭 국가대표팀에 발탁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여동생 박제아(19·마이나비 센다이 레이디스)의 존재도 큰 힘이자 동기부여다. 20세 이하(U-20) 여자축구대표팀 주전 센터백인 박제아는 올해 초 일본 WE리그로 진출했다. 박찬용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커리어를 시작했고, 포지션도 같아 서로에게 큰 힘이 된다.
박찬용은 “동생이 어렸을 때 ‘형제자매 중 여자가 군대를 가면 남자는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된다’는 소문을 듣고 ‘내가 오빠 대신 군대를 가겠다’고 말할 정도로 나를 잘 챙긴다. 동생에게 자랑스러운 오빠가 되는 것도 선수생활의 큰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스포츠동아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