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나누고 위로하는 시간 마련
근황 소개·산책하기 등 프로그램 구성
근황 소개·산책하기 등 프로그램 구성
부산 온종합병원 호스피스 완화의료병동이 지난 8일 부산시민공원 기억의 숲에서 사별 가족 나들이를 진행한 가운데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온종합병원)
이날 행사에는 사별 가족들과 호스피스 완화의료병동 관계자, 자원봉사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온종합병원은 사별 가족 나들이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나누고 서로를 위로하는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이 행사를 기획했다.
이번 행사는 사별 가족들의 자기소개와 근황 나누기, 산책하기, 원예프로그램, 식사, 포토타임으로 구성됐다.
강사와 함께 ‘정원 속의 힐링’이라는 주제로 각자의 테라리움을 만들며 흙과 식물이 주는 편안함도 누리고 점심식사 중 나누는 대화를 통해 서로 응원하며 힘을 얻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에 참석한 한 보호자는 “아직은 배우자를 잃은 슬픔과 보고픈 마음에 힘들어서 눈물이 난다”면서 “불과 몇 달 전에 환자를 돌보며 병실에서 함께 울고 위로하던 분들을 보니 반갑고, 나 혼자 힘든 게 아니구나 싶어 조금이나마 마음의 짐을 덜게 되었다. 앞으로도 이 모임에 꾸준히 참석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호자는 “오랜 간병 생활로 몸도 마음도 지쳐 허무한 나날들의 연속이었는데 화창한 날 시민공원에서 동고동락하던 분들 얼굴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울컥했다”며 “이분들과 숲속을 걷다 보니 남은 인생도 열심히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남아있는 유가족들에게 행복한 웃음만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동헌 병원장은 “사랑하는 이들을 먼저 떠나보내고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채 일상생활로 복귀한 사별 가족분들께 휴식과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나들이를 통해 잠깐이라도 행복을 되찾아 주는 시간을 마련해 기쁘다”면서 “앞으로 더 수준 있고 질적인 도움을 줄 방법을 모색하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온종합병원 호스피스 완화의료병동은 환자의 입원 중 다양한 요법과 프로그램으로 환자와 보호자의 신체적, 심리사회적, 영적인 총체적 돌봄을 하고 있다. 또한 임종 후 슬픔을 겪는 가족들이 아픔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매년 분기별로 사별 가족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