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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택연. 스포츠동아 DB
두산 베어스가 또 한번 마무리투수를 교체했다. ‘슈퍼루키’ 김택연(19)이 뒷문을 지킨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13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 앞서 “당분간 세이브 상황에선 (김)택연이가 준비한다”며 “기존 마무리투수 (홍)건희는 앞에서 대기하며 구위도 살리고 심리적으로도 편안하게 던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2번째 마무리투수 교체다. 두산은 개막 당시 정철원(25)을 마무리로 낙점했지만, 13경기에서 1승1패6세이브, 평균자책점(ERA) 5.91로 불안함을 노출했다. 배턴을 이어받은 홍건희(32)는 26경기에서 1승1패9세이브, ERA 2.10으로 잘 버텼지만, 마무리로 나선 6월 5경기에서 1승1패, ERA 4.50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김택연은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에 지명된 특급 신인이다. 시속 150㎞대 초반의 강력한 직구를 지닌 미래의 마무리감으로 평가받았고, 마무리를 맡기 전까지 30경기에서 2승2세이브4홀드, ERA 2.64를 기록하며 팀의 허리를 든든하게 지켰다. 6월 6경기에선 5.1이닝 동안 실점하지 않고 1세이브1홀드를 따냈다.
이 감독은 “올 시즌에만 마무리투수를 2번 바꾸는 게 조금 아쉽지만, 마지막에 경기를 내주면 그 여파가 오래 간다”며 “건희도 심적으로 부담이 컸을 것이다. 분위기를 바꾸는 차원에서 건희도, 팀도 살리기 위해 변화를 주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택연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이 감독은 “구위와 안정감 측면에서 지금 가장 좋다”며 “개막전 때 부진해서 위축된 측면이 있었는데, 2군에 다녀와서 결과를 내다 보니 자신감이 굉장히 많이 붙었다. 오히려 광주 KIA 타이거즈전(5월 24일·0.2이닝 4실점)이 더 큰 위기였는데, 곧바로 이겨냈다. 완전히 프로에 적응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전에도 위기 상황에서 가장 먼저 내보낼 수 있는 투수가 김택연이었다”며 “본인에게도 ‘김택연이 올라가면 두산이 이긴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관리 잘해서 준비해달라’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마무리 보직을 내려놓은 홍건희를 챙기는 일도 잊지 않았다. 이 감독은 “최근 투구를 보면 불안한 마음으로 던진 것 같다”며 “마음을 내려놓고 편안한 상황에서 자기 공을 던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