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김범석. 스포츠동아 DB
김범석(20)은 LG 트윈스가 애지중지하는 미래의 주역이다. 남다른 타격 재능을 살리는 동시에 포수로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퓨처스(2군)리그에서 포수와 지명타자를 번갈아 맡게 하는 등 최상의 성장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김범석의 공격력은 이미 검증됐다. 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 전까지도 34경기에서 타율 0.286(98타수 28안타), 5홈런, 19타점으로 활약했다. 16일 1군에 복귀한 뒤에도 2연속경기 안타를 쳐냈다. 장타력을 갖춘 까닭에 상대 배터리도 쉽게 승부하기가 어렵다. 타자로선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보완해야 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공격만으로는 활용폭이 제한적이다.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줘야 출전 기회를 늘릴 수 있다. 특히 포수로서 기량을 끌어올리면 그의 가치는 엄청나게 올라간다.
물론 아직은 다소 부족한 게 사실이다. 기민한 투수리드와 경기운영능력은 물론이고, 기본기와 집중력 역시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평가다.
특히 21일 잠실 KT 위즈전에서 나왔던 플레이는 김범석이 반드시 되새겨야 한다. 3회초 2사 1·2루에서 선발투수 이상영의 슬라이더가 배정대의 발 끝에 맞고 크게 튀었는데, 김범석은 이 공을 잡으러 가지 않고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심판의 사인이 나오지 않았던 터라 2명의 주자는 모두 홈을 밟았다. 비디오판독을 통해 몸에 맞는 볼로 정정돼 한숨을 돌렸지만, 자칫하면 위험천만한 상황이 이어질 뻔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23일 잠실 KT와 더블헤더 제1경기에 앞서 김범석의 플레이를 되짚으며 “본인이 심판이 아니지 않냐”며 “확실하게 몸에 맞는 것을 봤더라도 끝까지 플레이를 하고, 비디오판독을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 베테랑 포수들이었다면, 일단 끝까지 플레이를 하고 항의를 했을 것이다. 간발의 차이로 몸에 맞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 뻔했나”라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도 “그것 또한 경험”이라며 기를 살려줬다. 김범석의 성장세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빠르게 1군에 적응하고 있는 데다, 투수와 호흡을 더 가다듬으면 경기를 온전히 소화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염 감독은 “모든 게 다 경험”이라며 “내년에는 백업 포수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백업 포수와 1루수를 병행하며 경쟁력을 키우는 게 가장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