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세빈이 30일(한국시간)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아쉽게 4위에 그쳤다. 파리|뉴시스
개인 첫 올림픽에서 메달 수확까지 단 1점을 남겨놓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단체전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에는 충분한 기량이었다.
최세빈(24·전남도청·세계랭킹 24위)은 30일(한국시간) 그랑팔레에서 벌어진 올가 카를란(우크라이나·6위)과 2024파리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14-15로 석패했다. 개인전을 마친 최세빈은 윤지수(31·서울시청·17위), 전하영(23·서울시청·13위), 전은혜(27·인천중구청·36위)와 함께 8월 3일 열릴 사브르 여자단체전 8강을 준비한다. 상대는 미국이다.
비록 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첫 올림픽에서 선전했다. 이날 개인전에 나선 최세빈, 윤지수, 전하영은 16강부터 고비를 맞았다. 맏언니 윤지수는 우승 후보 마뇽 브뤼네(프랑스·5위)를 넘지 못했고, 최세빈 역시 세계 1위 에무라 미사키(일본)를 상대로 승리를 점치기 힘들었다. 전하영은 8강에 오르더라도 최세빈-에무라 경기의 승자와 만나는 얄궂은 상황이었다. 에무라는 2022,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를 달성한 강자라 한국 선수 전원이 탈락할 공산이 컸다. 2012런던올림픽 여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김지연 이후 12년 만의 메달리스트 배출은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최세빈이 이변을 일으켰다. 에무라에게 15-7 완승을 거두고 8강에서 전하영과 만났다. 최세빈은 전하영도 15-14로 꺾고 4강에 올랐다. 12년 만의 올림픽 여자 사브르 개인전 메달 획득까지 단 1승만을 남겨놨다.
아쉽게도 최세빈은 브뤼네와 4강에서 12-15로 패했고, 동메달 결정전에선 카를란을 넘지 못했다. 특히 카를란을 맞아서는 8-3으로 크게 앞서고도 뒷심 부족으로 무너졌다. 딱 1점이 모자랐다.
비록 메달을 목에 걸진 못했지만 최세빈의 분전은 인상 깊었다. 4강을 앞두고 신화통신을 비롯한 외신이 국내 취재진에게 “최세빈은 한국에서 유망주와 스타 중 어떤 유형으로 분류되나” 등의 질문을 할 정도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올해 1월 튀니지 튀니스 그랑프리대회 동메달이 유일한 국제대회 개인전 입상이라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파리올림픽에서 보여준 기량은 밝은 미래를 기대할 만하다. 이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단체전만 바라본다. 최세빈은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내가 나를 믿지 못해 아쉽다. 다가올 단체전에선 동료들과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파리|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