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섬 1뮤지엄 사업 일환
전남 신안군이 지난 2023년 12월부터 압해읍 소재지 일원에 ‘위대한 낙서마을(GRAFFITI TOWN)’ 조성을 시작했다.
30일 신안군에 따르면 작업에는 월드클래스 그라피티 작가 미국의 존원(JonOne), 스페인의 덜크(Dulk)가 참여했고, 포르투칼의 빌스(Vhils)가 9월에 참여할 예정이다.
그라피티 타운 프로젝트는 신안군의 ‘1섬 1뮤지엄’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육지와의 접근성, 압해읍이 가진 다양한 매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생기 있고 활력 있는 신안의 관문을 만들고자 청년층을 유입할 수 있는 그라피티 아트를 소재로 진행됐다.
그라피티 타운 조성의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작품은 압해읍을 상징하는 대표적 관공서 건물인 ‘압해읍사무소’를 도화지로 삼았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Expedition Expert로 유명한 덜크(Dulk)가 작업에 참여했으며, 작품 소재에 대해 일 년여 동안 신안군과의 고민과 협의 끝에 세계자연유산인 신안 갯벌과 그 갯벌속에서 자생하는 생물들, 한국의 멸종위기 동물에 영감을 얻어 노랑부리저어새, 동박새, 호랑이 등을 벽에 담았다.
덜크는 작품을 마무리하며 “신안은 자연환경이 매우 좋은 친환경적인 공간이다. 신안군의 관문인 압해도라는 섬에 그라피티와 스트리트아트를 소개할 수 있는 게 특별하고 감사하다.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이 내 작품을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작품은 미국의 존원(JonOne)이 참여했다. 작품이 설치된 곳은 덜크(Dulk)의 작품이 있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다. 특히 의미가 있는 것은 신안군이 신혼부부에게 1만원에 빌려주는 아파트인 ‘팰리스파크’ 두 개 동의 벽면에 생기 넘치는 작품을 선보였다.
존원(JonOne)은 “신안의 그라피티 마을은 세계적 월드클래스가 모여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표현하고, 세계적이고 열정적인 작가들이 그 열정을 신안군과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해, 깡촌이고 이름도 몰랐던 섬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며 소견을 밝혔다.
이와 함께 “전쟁과 고통 갈등의 사회 속에서 긍정적인 작품을 통해 에너지를 전하는 게 중요하다. 부모님은 박물관을 데려간 적이 없었지만 스트리트 아트를 접하며 인생이 바뀌었고 스트리트 아트를 통해 문화를 접했다. 거리의 작품을 보며 관심이 생겼고, 그렇게 그라피티 작가가 되었다. 아마 거리에서 작품을 보지 못했다면, 나는 뉴욕에서 맥도날드를 먹는 그냥 미국인으로 살았을 것이다. 신안의 낙지탕탕이를 못 먹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존원(Jon One)은 2015년 프랑스 최고 영예인 레지옹 도뇌 문화예술훈장을 수상하는 등 그라피티 아트계에서 독보적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LG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수많은 협업을 통해 예술세계를 확장해 왔고, 국내에서는 가수 윤종신과 앨범 콜레버레이션으로 화제가 된 인물이다.
그는 뉴욕 할렘가 태생으로 17세부터 그라피티를 해 왔으며 반도(Bando)라는 프랑스 그라피티 아티스트가 그의 예술가로서의 소질을 알아보고, 프랑스 파리로 초청하였고, 파리를 방문한 그는 그 후 줄곧 파리에서 지내며, 예술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신안군은 국내에서 생소한 그라피티 아트의 대중화를 위해 낙서의 벽도 조성해 남녀노소 누구나 와서 불법이 아닌 합법적 낙서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할 방침이다.
세 번째 작품은 무더위가 지나가는 9월경 작가의 조형 언어인 드릴로 벽이나 바닥에 단차를 만들어 음영을 주는 작품을 표현하는 포르투갈 출신 빌스(Vhils)가 작업할 예정이다.
생소한 세계적 그라피티 타운 조성의 계기는 ‘2023년 아시아 최대 어반&스트리트 아트 페스티벌’인 ‘어반브레이크’가 신안군과 MOU를 체결하면서부터이다. 그동안 그라피티 타운은 국내에서 시도한 사례가 없어, 신안군이 최초다.
이번 작품의 제작 전반을 담당하는 어반아트브레이크의 장원철 대표는 “단순 벽화로 오해받을 수 있는 이 점에 주목하며, 그 차이점에 대해 설명했다. ‘벽화마을이 아니다’라는 전제로 시작해 작가들을 섭외했다”며 “이전 국내 곳곳에 그려진 벽화마을은 벽에 그 지역의 상징물 또는 마을의 이미지만을 표현했다면,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그라피티 타운은 세계적인 거장들이 참여해 건물들의 벽 한 면 한 면이 작품인 글로벌한 그라피티 타운이 조성된다는 점에서 완전히 차별적”이라고 말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간다는 건, 누구든지 두렵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머뭇거리는 순간 다른 누군가는 시작할 것이고 그때 그 길을 따라간다면 실패한다. 그래서 도전 의식을 가지고, 앞서서 가려고 한다”며 “지금 당장 보이지는 않지만 신안의 미래라는 큰 퍼즐을 하나하나 조각조각 맞추어 가고 있다. 모든 조각이 맞춰지면 누구도 그려보지 못한 놀라운 그림을 보게 될 것이다”라는 포부도 밝혔다.
덧붙여 “세계 문화·예술의 거장들이라면 생전에 근사한 작품 하나는 반드시 남기고 가야 할 곳이 ‘신안’이라는 목표를 가지게 할 만큼, 국내외 문화예술의 요람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신안|박성화 스포츠동아 기자 localh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박성화 기자
신안군 팰리스파크 벽면에 그려진 그래피티 작가 Jon One 작품. 사진제공=신안군
전남 신안군이 지난 2023년 12월부터 압해읍 소재지 일원에 ‘위대한 낙서마을(GRAFFITI TOWN)’ 조성을 시작했다.
30일 신안군에 따르면 작업에는 월드클래스 그라피티 작가 미국의 존원(JonOne), 스페인의 덜크(Dulk)가 참여했고, 포르투칼의 빌스(Vhils)가 9월에 참여할 예정이다.
그라피티 타운 프로젝트는 신안군의 ‘1섬 1뮤지엄’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육지와의 접근성, 압해읍이 가진 다양한 매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생기 있고 활력 있는 신안의 관문을 만들고자 청년층을 유입할 수 있는 그라피티 아트를 소재로 진행됐다.
그라피티 타운 조성의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작품은 압해읍을 상징하는 대표적 관공서 건물인 ‘압해읍사무소’를 도화지로 삼았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Expedition Expert로 유명한 덜크(Dulk)가 작업에 참여했으며, 작품 소재에 대해 일 년여 동안 신안군과의 고민과 협의 끝에 세계자연유산인 신안 갯벌과 그 갯벌속에서 자생하는 생물들, 한국의 멸종위기 동물에 영감을 얻어 노랑부리저어새, 동박새, 호랑이 등을 벽에 담았다.
덜크는 작품을 마무리하며 “신안은 자연환경이 매우 좋은 친환경적인 공간이다. 신안군의 관문인 압해도라는 섬에 그라피티와 스트리트아트를 소개할 수 있는 게 특별하고 감사하다.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이 내 작품을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작품은 미국의 존원(JonOne)이 참여했다. 작품이 설치된 곳은 덜크(Dulk)의 작품이 있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다. 특히 의미가 있는 것은 신안군이 신혼부부에게 1만원에 빌려주는 아파트인 ‘팰리스파크’ 두 개 동의 벽면에 생기 넘치는 작품을 선보였다.
존원(JonOne)은 “신안의 그라피티 마을은 세계적 월드클래스가 모여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표현하고, 세계적이고 열정적인 작가들이 그 열정을 신안군과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해, 깡촌이고 이름도 몰랐던 섬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며 소견을 밝혔다.
이와 함께 “전쟁과 고통 갈등의 사회 속에서 긍정적인 작품을 통해 에너지를 전하는 게 중요하다. 부모님은 박물관을 데려간 적이 없었지만 스트리트 아트를 접하며 인생이 바뀌었고 스트리트 아트를 통해 문화를 접했다. 거리의 작품을 보며 관심이 생겼고, 그렇게 그라피티 작가가 되었다. 아마 거리에서 작품을 보지 못했다면, 나는 뉴욕에서 맥도날드를 먹는 그냥 미국인으로 살았을 것이다. 신안의 낙지탕탕이를 못 먹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존원(Jon One)은 2015년 프랑스 최고 영예인 레지옹 도뇌 문화예술훈장을 수상하는 등 그라피티 아트계에서 독보적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LG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수많은 협업을 통해 예술세계를 확장해 왔고, 국내에서는 가수 윤종신과 앨범 콜레버레이션으로 화제가 된 인물이다.
그는 뉴욕 할렘가 태생으로 17세부터 그라피티를 해 왔으며 반도(Bando)라는 프랑스 그라피티 아티스트가 그의 예술가로서의 소질을 알아보고, 프랑스 파리로 초청하였고, 파리를 방문한 그는 그 후 줄곧 파리에서 지내며, 예술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신안군은 국내에서 생소한 그라피티 아트의 대중화를 위해 낙서의 벽도 조성해 남녀노소 누구나 와서 불법이 아닌 합법적 낙서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할 방침이다.
세 번째 작품은 무더위가 지나가는 9월경 작가의 조형 언어인 드릴로 벽이나 바닥에 단차를 만들어 음영을 주는 작품을 표현하는 포르투갈 출신 빌스(Vhils)가 작업할 예정이다.
생소한 세계적 그라피티 타운 조성의 계기는 ‘2023년 아시아 최대 어반&스트리트 아트 페스티벌’인 ‘어반브레이크’가 신안군과 MOU를 체결하면서부터이다. 그동안 그라피티 타운은 국내에서 시도한 사례가 없어, 신안군이 최초다.
이번 작품의 제작 전반을 담당하는 어반아트브레이크의 장원철 대표는 “단순 벽화로 오해받을 수 있는 이 점에 주목하며, 그 차이점에 대해 설명했다. ‘벽화마을이 아니다’라는 전제로 시작해 작가들을 섭외했다”며 “이전 국내 곳곳에 그려진 벽화마을은 벽에 그 지역의 상징물 또는 마을의 이미지만을 표현했다면,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그라피티 타운은 세계적인 거장들이 참여해 건물들의 벽 한 면 한 면이 작품인 글로벌한 그라피티 타운이 조성된다는 점에서 완전히 차별적”이라고 말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간다는 건, 누구든지 두렵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머뭇거리는 순간 다른 누군가는 시작할 것이고 그때 그 길을 따라간다면 실패한다. 그래서 도전 의식을 가지고, 앞서서 가려고 한다”며 “지금 당장 보이지는 않지만 신안의 미래라는 큰 퍼즐을 하나하나 조각조각 맞추어 가고 있다. 모든 조각이 맞춰지면 누구도 그려보지 못한 놀라운 그림을 보게 될 것이다”라는 포부도 밝혔다.
덧붙여 “세계 문화·예술의 거장들이라면 생전에 근사한 작품 하나는 반드시 남기고 가야 할 곳이 ‘신안’이라는 목표를 가지게 할 만큼, 국내외 문화예술의 요람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신안|박성화 스포츠동아 기자 localh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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