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위지윅스튜디오 ·무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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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고(故) 김수미과 송재림이 이달 ‘마지막 영화’를 잇달아 극장에 건다. 두 사람의 유작이 갑작스러운 이별로 큰 충격을 받은 팬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줄 전망이다.

10월 고혈당 쇼크로 소천한 김수미는 24일 개봉하는 ‘귀신경찰’로 관객을 만난다. 진짜 엄마와 아들처럼 각별한 사이를 유지해 온 신현준과 2006년 영화 ‘맨발의 기봉이’ 이후 19년 만에 모자 역할로 다시 만난 작품이다.

극 중 신현준과 김수미는 각각 벼락을 맞고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는 초능력이 생긴 경찰과 그의 엄마이자 동네 맛집으로 소문난 순대국집 사장님 역을 맡았다. 배역 이름을 각각 본명을 그대로 차용한 ‘민현준’과 ‘왕수미’로 설정한 만큼, 두 배우의 실제 매력과 케미스트리를 스크린에 그대로 담았다.

개봉에 앞서 열린 시사회에서 신현준은 김수미에 대한 그리움에 눈물을 펑펑 쏟기도 했다. 그는 “어느 날 엄마(김수미)가 ‘맨발의 기봉이’처럼 재미있고 따뜻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영화를 꼭 같이 다시 하자고 말씀해 주셨고, 그렇게 해서 만든 작품이 바로 이번 영화다”면서 “이 영화는 엄마가 우리에게 준 마지막 선물 같은 작품”이라 말했다.

‘귀신경찰’에 앞서 11월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으로 충격을 안겼던 송재림도 생애 마지막 연기를 담은 영화 ‘폭락’을 극장에 건다. ‘폭락’은 2022년 세계 암호화폐 시장에서 시가 총액 6위에 올랐던 루나가 갑자기 99.99% 이상 폭락한 일명 ‘루나 코인 대폭락’ 사태를 모티브로 한다.

송재림은 세상을 삼키려 했던 청년 사업가 양도현 역을 맡아 스타트업 투자의 이면과 한탕주의에 중독된 청년들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생전 그는 “‘관객에게 경각심을 줄 수 있다’는 점에 깊은 의의를 느꼈다”며 이번 영화에 참여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메가폰을 잡은 현해리 감독은 송재림에 대해 “실제 사건과 관련된 인물을 연기하는 만큼 매 촬영 전날 사건 관련 최신 기사를 꼼꼼히 확인하는 등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줬다”며 “정말 능력이 많은 배우였다. 이번 작품이 그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