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는 중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 AI’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는 상황을 파악했다. 
2024년 12월 출시된 딥시크 AI는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 김치와 단오절의 기원, 추석의 문화적 정체성 등 다양한 주제에서 중국 중심의 역사 해석을 답변으로 제공하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한국어와 중국어로 동일한 질문을 했을 때 답변 내용이 달라지는 등 언어에 따라 역사적 사실을 선택적으로 왜곡하는 문제가 확인되었다. 

예를 들어, 딥시크 AI에 ‘고구려와 발해는 어느 나라의 역사인가?’를 질문했을 때, 고구려와 발해는 중국의 고대 역사에 속한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러한 답변은 중국의 ‘동북공정’ 논리를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한국의 역사적 입장과는 상충된다. 


또한 “단오절이 어느나라의 명절”인지에 대한 질문을 각각 한국어, 영어, 중국어 3가지 언어로 질문한 결과 모두 단오가 중국의 명절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의 단오는 기원과 문화적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단오를 중국만의 명절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역사 왜곡 사례에 해당한다. 특히 강릉 단오제는 한국 단오의 독창성을 인정받아 2005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다. 

이어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만리장성의 길이를 질문했을 때, 모든 언어에서 만리장성의 길이가 약 20,000km 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처음 발표했던 만리장성의 길이는 약 6,000km였다. 이후 중국은 만리장성의 범위를 발해와 고구려 지역까지 확장하여 길이를 증가시켰으며, 딥시크 AI의 답변 역시 이러한 동북공정의 논리를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명절 추석 역시도 역사왜곡을 피할 수 없었다. 한국어와 영어로 질문했을 때는 추석이 한국의 전통 명절이라고 답했지만, 중국어로 질문했을 때는 추석이 중국의 전통 명절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의 추석은 기원과 문화적 특징이 다르다. 한국의 추석은 조상을 기리는 차례와 성묘가 중심이지만, 중국에서는 보름달 감상과 월병을 먹는 것이 주요 풍습이다. AI 챗봇이 추석을 중국의 명절로만 답변하는 것은 한국의 추석 전통을 부정하는 것이며, 한국 문화의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로 해석될 수 있다. 

반크는 이러한 역사 왜곡이 방치될 경우, 한국의 역사와 문화가 글로벌 AI 시스템을 통해 왜곡·확산될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반크는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AI 역사 왜곡 문제를 공론화 ▲국가정책 제안 플랫폼 울림을 통한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 국가유산청 정책 제안  ▲ 국가정책 소통 플랫폼 열림을 통한 정부 기관 AI 역사 왜곡 대응 정책, 콘텐츠 평가 ▲ 국회 AI 역사 왜곡 대응 범부처 정책 협력 세미나 추진 ▲SNS 상에서 AI 역사왜곡 알리기 등 앞으로 여러 방면의 활동을 전개해나갈 예정이다. 

반크의 박기태 단장은 “AI가 생성하는 정보는 방대한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하기에, 일단 왜곡된 정보가 퍼지면 바로잡기가 어렵다”며 “딥시크 AI의 역사 왜곡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AI를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문화 침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 세계가 AI 시대를 맞이하는 가운데, 우리는 AI가 잘못된 역사 인식을 확산하는 도구로 사용되지 않도록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크 김지혜 청년 연구원은 “딥시크 AI의 역사 왜곡은 단순한 오류가 아닌, 중국이 AI 기술을 이용해 전 세계에 잘못된 역사 인식을 심으려는 시도”라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전 세계인에게 한국의 올바른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 AI를 통한 역사 왜곡의 심각성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반크는 앞으로도 생성형 AI의 역사 왜곡 사례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올바르게 알리기 위한 활동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한편 반크는 국회의원 김승수 의원실과 공동으로 AI 역사 왜곡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 기관과 민관 협력 TF 구축, 글로벌 전략 세미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